자영업자, 빚으로 버텼다···서비스업 대출 증가폭 2분기 연속 최대치 기록

2020-06-0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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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금 용도 다수···2금융권 대출 대폭 늘어 우려

자영업자가 많은 서비스업의 운전자금 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말에 이어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가 악화되면서 영세 도·소매업체들이 대출을 늘려 버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비스업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보다 34조원(13%) 늘어난 776조원을 기록했다. 증가폭과 증가율 모두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증가폭 최고 기록(22조7000억원 증가)을 경신한 직후 바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자영업자가 집중된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6.1%(12조2000억원 증가)로, 역시 지난해 4분기(13%·6조7000억원 증가)에 이어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대출의 용도를 살펴보면 운전자금 용도가 전분기보다 22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설자금 용도는 11조5000억원에 그쳤다. 서비스업의 운전자금 용도 대출금 증가 규모는 지난해 2분기(11조원)를 시작으로 3분기(11조2000억원)와 4분기(13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운전자금은 인건비, 이자, 재료비 등 통상적인 영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의미한다. 영세 도·소매업체나 음식·숙박업 종사자들이 업황 악화에 빚을 내서 사업장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업 대출을 취급한 금융기관을 살펴보면 전분기보다 예금은행에서 21조1000억원,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에서 12조9000억원의 대출이 추가로 집행됐다.

아직 예금은행에서의 대출이 많았으나, 대출금 증가폭을 살펴보면 2금융권이 22.1%로 예금은행(9.7%)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다수 서비스업체의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향후 대출이 부실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제조업 부문에서도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제조업 대출 잔액은 372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4조8000억원(5.9%) 늘었다. 제조업 대출 규모 증가 폭도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대출 규모가 1000억원 줄어든 건설업 부문도 올해 1분기에는 1조4000억원(6.5%) 늘었다.

제조업과 건설업 부문에서도 운전자금용 대출이 많았다. 운전자금 용도 대출금 증가 규모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각각 13조4000억원과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설자금 용도 대출금이 각각 1조5000억원과 4000억원 늘어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에는 대형 소매점과 호텔 등이 포함돼 있어 자영업자의 대출만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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