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직판 실험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모바일 펀드 투자 플랫폼 'R2'의 서비스 가입자 수는 2499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R2를 통해 개설된 누적 계좌는 1085개, 수탁고는 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가입자(2044명) 및 수탁고(3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펀드 직판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회의적 시선,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출시 초기 해외 주요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펀드(ELF) 상품을 내세워 고객들을 확보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초 다양한 ETF를 편입해 분산효과를 극대화한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자 했으나 ELF를 찾는 고객 수요가 더 많아 상품군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오랜 기간 펀드 판매는 증권사나 은행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금융당국이 2006년, 2007년 연이어 직접판매 관련 규제를 완화했으나 직판에 본격적으로 나선 운용사는 손꼽을 정도였다. 지점 등 직판을 위한 거점 구축 비용에 비해 판매 수수료 등 실익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직판 시장에 진출하는 회사도 늘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경우 2018년부터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펀드 직판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고객과의 대면 접촉 강화를 위해 기존 강남 센터를 송파구로 확대 이전해 지난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메리츠운용 관계자는 "고객들과의 상담은 물론 다양한 교육과 강연을 함께 진행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운영 초기지만 교육과 예약 상담 등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올해 직판 활성화를 위해 채널 확보 지원과 수수로 체계 개편 등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독자적 거점 마련이 어려운 중소형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채널 구축을 지원하고, 판매사 성과에 연동되는 현재 수수료 체계를 운용수익에 보다 직접적으로 연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별 운용사가 직접 판매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향후 제도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직판에 나서는 운용사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