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 "바닥 칠수록 기본이 중요"

2020-05-29 00:10
  • 글자크기 설정

폭락장 가운데서 주목해야 할 기업 추천한 '사과나무' 보고서 주목

'정답' 보다는 '올바른 질문'이 중요··· '잡음'에 휩쓸리면 투자 못해

2000포인트 넘은 코스피, 삼성전자에 주목··· 폭락장 없을 것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유대길 기자)

지난 3월 우리 증시는 역사적 폭락장을 맞이했다. 소나기인 줄 알았던 코로나19 사태가 태풍으로 번지며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다. 2100선을 오가던 코스피는 10년 만에 1457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언론과 주요 증권사들 모두 위험자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모두 안전자산을 외치던 지난 3월 말 종목 추천 보고서인 '사과나무' 시리즈를 내놨다.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한 지금 성적은 어떨까. '사과나무' 1호 기업 서흥은 저점 대비 주가가 67%가량 상승했다. 24일 만난 윤 센터장은 "증시가 폭락한 시기일수록 좋은 기업을 찾는 '리서치 베이스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답보다는 질문이 중요하다"

윤지호 센터장은 업계에 몇 남지 않은 '장수 리서치센터장'으로 꼽힌다. 2012년 이베스트투자증권(구 이트레이드증권)에 온 뒤 8년째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리서치하우스를 이끌어가는 방향은 동일하다. 투자자들에게 정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좋은 주식이란 좋은 기업과 좋은 가격의 교집합이며 이를 찾는 것이 주식투자"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답'을 찾기보다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증시가 바닥을 치는 시기일수록 좋은 기업에 집중하는 '기본'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세계적 투자전략가인 켄 피셔(Ken Fisher)는 "모두가 알고 있는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디어의 소음에 휩쓸리기보다는 독자적 사고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윤 센터장은 '사과나무' 시리즈 보고서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이 급락하게 되면 늘 지수가 어디까지 떨어지냐는 질문이 시장에 넘쳐나게 되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에서 '바닥'을 묻는 질문은 큰 의미가 없다"며 "위기의 진원지와 떨어져 있는 기업,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스피가 1600선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시장 전망을 멈추고 어떤 기업을 사야할지 선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 그러면서도 탁월한 가격에 도달해 있는 기업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이름을 '사과나무'로 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처럼, 비관적 전망 가운데도 성장하는 기업에 주목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보고서에는 현대차, LG화학 등 대형주는 물론 서흥, 화승엔터프라이즈, 인텍플러스 등 중소형주도 고루 담겼다. 주가도 대부분 저점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 센터장은 "코로나19 폭락장 당시에도 세계 경제의 흐름에 대한 장황한 설명, 증시 급락에 대한 해설들이 넘쳐났다"며 "우리는 급락의 원인을 사후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해야 할 일, 즉 가치가 복원될 기업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2000선 돌파한 코스피···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주목해야


지난 26일 2029포인트에 도달한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2000선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증시가 'V자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주목해야 할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윤 센터장은 "지난 3월에는 성장성이 충분하면서도 좋은 가격에 도달해 있는 중소형 주식들이 많았다"며 "현재는 지수가 반등하며 이런 '좋은 주식'들은 부족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뚜렷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오히려 투자 매력도는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진단이다.

그는 "지수가 2000 이상을 유지하려면 지난해보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해야 한다고 본다"며 "2분기 실적이 어떻게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익 전망이 좋은 기업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생산, 미국은 소비를 맡던 '글로벌 임밸런스(imbalance·불균형)'의 시기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끝나면서 저물가 기조가 줄곧 이어지고 있다"며 "플랫폼, 커뮤니케이션 업종과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장치산업 등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우리 시장에서도 성장성이 유망한 업종은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IT 하드웨어"라며 "이들 중 헬스케어와 커뮤니케이션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며 남은 것은 IT 하드웨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는 삼성전자를 꼽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수 행렬이 이어지던 지난 3월과 달리 현재는 다른 종목보다 삼성전자 매력도가 올라갔다는 의견이다.

그는 "지난 3~4월에는 삼성전자보다 좋은 가격에 있는 매력적인 종목들이 많았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삼성전자 주가 방향성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며 "원화 가치가 올라가고 그간 삼성전자를 매도하던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이 매수세로 전환되는 순간, 증시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현재 흐름 상 여름쯤 단기 조정이 있을 순 있겠지만 1분기 때처럼 지수가 1600, 1500선 아래로 내려가는 급격한 폭락장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적어도 3분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현재 지수 수준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는 변동성 장세가 기본적으로는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