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테라 병의 회전돌기 특허침해 논란이 2차전에 돌입했다.
공익 재단법인 ‘경청’은 25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허발명자인 정경일씨의 법률지원을 통해 항소심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는 정씨도 참석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5월 특허심판원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고, 같은해 11월 특허심판원은 테라 병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허 등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받기 위해 요청하는 심판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외부면에 있는 돌기 디자인을 만들 때 내부에 오목한 부위가 불가피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특허심판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특허심판원은 정씨의 특허 기술은 이전 기술들을 단순히 조합하면 만들 수 있는 것이므로 진보성이 없다고 판단해 정씨의 특허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장태관 경청 이사장은 “이번 항소심은 하이트진로 측의 1차 무효소송 때와는 사뭇 다르게 진행될 양상”이라고 자신했다. 경청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권리침해 시 무료 법률·행정을 지원하는 재단법인으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경청에 따르면, 1심에서 하이트진로 측은 대형 로펌과 특허법인 소속의 변호인단을 꾸렸으나, 정씨 측은 대리인 선임 비용이 없어 답변서조차 제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항소심에는 공익 재단법인 경청의 무료 법률 지원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법률지원단 자문까지 동시에 이뤄진다.
이를 바탕으로 1심에서 하이트진로 측의 주장이 대체로 받아들여진 쟁점 두가지(특허무효, 특허 권리범위 포함)를 적극적으로 반박한다는 방침이다.
정씨는 “내부 돌기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의도하지 않은 기술이라면 돌기가 없도록 만들 수 있다”며 “하이트진로 측은 신제품 테라 출시 초기 마케팅 요소로 회오리를 연상하는 토네이도 양음각이 휘몰아치는 청량감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장 이사장은 “대형 로펌을 선임한 대기업과 기술탈취 분쟁이 있는 영세기업이 최소한 법률적으로 다툴 기회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재심에 대한 법률 지원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