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최대 번화가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일대와 경찰 본부가 있는 완차이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들은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일부 시위대는 벽돌로 바리케이트를 쳤다. 성조기를 흔들고, ‘하늘이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 ‘홍콩 독립만이 살길’이 적힌 플랜카드를 들기도 했다.
이에 경찰들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들은 벽돌, 우산, 유리병 등을 던지며 맞섰다고 SCMP는 설명했다.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 까닭은 앞서 지난 2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중국이 홍콩보안법 초안이 제출되면서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이다. 또 홍콩 입법회는 오는 27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모독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법 안건을 심의한다.
홍콩 야당과 범민주 진영은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홍콩 내에 중국 정보기관이 상주하면서 반중 인사 등을 마구 체포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폭력집단의 심각한 위법행위가 벌어졌다"며 "이야말로 국가안전법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홍콩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잠시 누그러졌던 시위가 다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줄줄이 대규모 시위가 예정된 탓이다. 다음 달 4일에는 '6·4 톈안먼(天安門) 시위' 기념집회가 열리며, 이어 9일에는 지난해 6월 9일 100만 시위를 기념해 다시 집회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7월 1일에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 시위가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