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컴업(ComeUp) 2020' 조직위원회 출범식이 지난 20일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지만, 행사 전반은 민간이 운영하면서 핀란드 ‘슬러시(Slush)’ 같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페스티벌을 목표로 한다. 컴업 2020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실내 행사는 기피 1순위가 됐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포함해 각종 글로벌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덕분에 컴업 2020에 관심이 쏠리는 환경은 긍정적이다. 경쟁 행사가 주춤한 사이, 팬데믹 대처 모범국가로 떠오른 한국의 이미지와 함께 전 세계에 컴업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컴업 2020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온라인 접근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김슬아 컴업 2020 조직위 공동위원장(컬리 대표)은 “언택트 중심의 온오프라인 통합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TV 라이브, 디지털 부스를 마련해 온라인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해외 투자자가 한국의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 또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각 분과장만 참석하고 20여 명의 조직위원은 화상회의로 함께 했다. 컴업 정도의 대규모 행사에서 온라인 채널을 전면에 내세운 경우는 드물다. 기술적 한계도 있었지만, 굳이 온라인을 강화할 필요성이 없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올해는 온라인 채널의 활용 여부가 컴업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됐다. 이용관 운영분과장(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은 “디지털 부스는 아직 정확한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임팩트를 줘야 하고, 디테일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 기회를 비대면 온라인 분야의 국내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O는 스타트업 씬에서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은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를 명확하게 담고 있고, 타깃 시청자 층도 뚜렷하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기성 언론에서 섭외하기 어려운 인사들도 EO에 출연한다. 온오프라인 결합 행사를 준비하는 조직위 입장에서 온라인 홍보에 EO를 활용하려는 선택은 전략적이었다. 기성 언론의 기사도 온라인을 통해 송출되지만, 그뿐이다. 이번 행사의 핵심인 온라인 채널은 EO를 통한 홍보에 더 잘 어울렸다. 20대 종이신문 구독률 1% 시대다. 홍보의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기성 언론은 EO와 경쟁할 무기가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젊은 층이 주도하고, 혁신과 세계화의 최전선에 있는 스타트업계에서 언론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글을 쓰는 신문기자로서 고민이 많아지는 취재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