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낮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비중으로 운용 부문 손실을 줄인 가운데 주요 성장동력인 투자은행(IB) 부문의 경우 실적 증가세가 이어졌다. 일회성 손실 요인이 사라지는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31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16억원보다 81.8% 줄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설립한 자회사 NH헤지자산운용의 펀드 관련 손실을 제외한 별도 기준 순이익은 625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는 미래에셋대우(1071억원), 메리츠증권(1023억원)에 이어 셋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4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원)에 비해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발행 규모와 낮은 자체 헤지 비중으로 실적에 끼치는 악영향은 최소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 정영채 대표이사 취임 후 ELS 자체 헤지 비중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며 "이에 따라 ELS 마진콜 이슈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내부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실적을 이끌던 IB부문도 코로나19로 사업 진척이 더딘 가운데 성장세를 기록했다. 1분기 IB 부문 영업수익은 6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7%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는 29.2% 증가했다. 대성산업가스, 메디트 등 기업인수금융을 주관하고 인천 주상복합개발 사업 등 부동산 투자에 참여해 수익이 늘었다. 신규 고객 확보에 힘입어 위탁매매 수수료도 10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8%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트레이딩 및 상품 운용 손실이 2분기까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IB수익 정상화와 자회사의 일회성 손실 소멸로 인해 2분기부터 손익 수준은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증시여건 개선, 신용위험 완화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에는 트레이딩 손익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IB부문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둔화 흐름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