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이탈하는 후원사들…사재와 반쪽대회로 공백 메운 KPGA

2020-05-2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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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코리안투어 11개 대회 진행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재조정된 스케줄을 발표했다. 7개가 취소됐고, 4개가 신설됐다. 구자철 KPGA 회장의 사재와 반쪽짜리 대회들로 공백을 메웠다.
 

[사진=KPGA 제공]


KPGA는 지난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0 KPGA 코리안투어가 11개 대회로 치러질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7개 대회가 취소되고, 빈자리에 4개 대회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KPGA는 지난 3월 17일 2020 KPGA 코리안투어의 일정을 발표했다. 당시 17개 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그러나 많은 대회가 연기와 취소를 겪었다. 개막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선수들의 애간장은 타들어 갔다.

결국 KPGA는 이날 현 상황을 공개했다.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은 무기한 연기에서 취소로 바뀌었다. 금융사들도 백기를 들었다. 5월 KB금융 리브챔피언십과 6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10월 DGB금융그룹 골프존 카운티 오픈이 취소됐다. OO오픈은 대회 개최 자체가 무산됐다.

메이저 대회도 흔들렸다. SK telecom Open(코리안투어)과 코오롱 한국오픈(대한골프협회·아시안투어 공동주관)이 취소됐다. 타격이 컸다. 역사와 전통을 보유한 두 대회의 이탈은 골프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GS칼텍스 매경오픈(대한골프협회·아시안투어 공동주관)과 신한동해오픈(코리안투어·일본골프투어·아시안투어 공동주관) 개최도 미지수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풀어야 할 실타래가 한 뭉치다. 일정과 장소 모두 미정이기 때문이다. 신한동해오픈 역시 고민이 크다. 연초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계획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 관계자(지주)분들을 모셔오기 힘든 부분과 3자 공동주관 대회의 특성상 해외 선수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부분이 난제로 남았다.

신한동해오픈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있다. 9월까지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며 "취소한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난제가 생기면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구자철 KPGA 회장[사진=KPGA 제공]


반면 시즌 성립을 위해 4개 대회가 추가됐다. 희망적이다. 구자철 KPGA 회장이 사재를 털어 만든 7월 KPGA 오픈(총상금 5억원)을 시작으로 8월 일동레이크골프클럽 오픈(총상금 5억원), 9월 아이에스산업개발 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이 스케줄에 포함됐다.

그러나 아쉬움이 크다. 구자철 회장과 솔라고 컨트리클럽이 합심한 KPGA 오픈을 제외한 나머지 대회는 반쪽짜리다. 후원사가 있으면 대회장이 없고, 대회장이 있으면 후원사가 없다.

결국 KPGA는 이탈한 후원사의 공백을 사재와 반쪽짜리 대회로 메운 셈이 됐다. 미완이지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더 이상의 이탈을 막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방식처럼 취소 발표와 함께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프로 골프 협회의 존재 이유는 다름이 아닌 소속 선수들의 '삶의 터전' 보장에 있다.

개막전은 7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아라미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이다. 상반기(1~6월)에 대회가 열리지 않은 것은 1962년 이후 58년 만이다.

구자철 KPGA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KPGA 오픈을 신설했다. 부족함이 많지만, 투어 활성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안전과 방역에 최대한 힘써 재조정된 일정에 맞춰 대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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