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빈, "CEO된 후 첫 곡",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즐거워요~

2020-05-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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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설립하고 부담감과 책임감도 느끼지만 안주하지 않고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유빈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네 번째 싱글 앨범 '넵넵(ME TIME)' 발매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유빈은 2007년 원더걸스 멤버로 데뷔, 히트곡 라인업에 매력을 더하는 래퍼로서 활약해온 바 있다. 2018년 '도시여자'를 기점으로 솔로 활동을 전개, '숙녀' '땡큐 쏘 머치(Thank U Soooo Much)' '무성영화' 등 대표곡과 함께 걸크러시 감각을 지닌 솔로 싱어송라이터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르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내놓은 유빈의 디지털 싱글 '넵넵(Me TIME)'은 '네'라고 하기엔 눈치가 보이는 사람들, 이른바 '넵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위로송이다. 마림바 소스로 시작하는 테마와 후크 부분 피아노 테마들이 귀를 사로잡고, 구간마다 장르적 다양성이 엿보여 듣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도록 구성한 이지리스닝 힙합곡이다.

"제목처럼 직장에서나 여러 상황에서 '넵' 정말 많이 쓰잖아요.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정말 많지만 여기서 벗어나서 나의 자유를 느껴보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퇴근 후에, 퇴사 후에, 방학 됐을때? 그런 해방감을 같이 공감하고 공유하고 싶었어요."

실제 상황과 비슷하지 않냐는 질문에 유빈은 "맞아요"라며 "제가 공감해야 다른 분들도 공감할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사도 제 상황을 녹여봤고 노래도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장르로 선택했죠"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데뷔 이후 13년 간 동고동락했던 JYP엔터테인먼트와 아름다운 이별을 한 후 직접 기획사 '르(rrr)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대표로서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같은 그룹 출신 혜림을 영입하며 범위를 확대하기도 했다.
 
특히 유빈의 이번 싱글 '넵넵'은 유빈이 소속사 설립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작품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

유빈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손길이 간 앨범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설레기도 해요. 음원 성적에 대한 기대나 목표보다는 '최대한 대중과 자유롭게 함께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앨범을 만들었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르 엔터테인먼트 제공]

또한 '넵넵'은 가볍게 듣기 좋은 힙합곡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선물 같은 곡이 됐으면 합니다. 또 제가 좋아하는 걸 같이 공유하고 싶었어요. 제가 시티팝을 좋아할 땐 ‘숙녀’를 냈고, 발라드나 록을 즐겨 들을 때도 있어요. '넵넵'은 현재의 유빈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면서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어 "회사 설립에 결정적인 계기가 있던 건 아니에요. 사실 '바보가 용기 있다'고 아무것도 몰라서 도전을 한거거든요. 처음엔 사실 충격을 받았어요.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거였구나',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처음 알았어요. 몰랐기 때문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워가는 과정이 즐겁고 재밌어서 즐기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설립은 예전부터 꿈꿔온 일이었는지 묻자 유빈은 "거창한 포부나 꿈이 있던 건 아니에요. 소소하게 잘 아는 사람들끼리 재밌게 하고 싶었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3년 동안 옆에서 박진영 PD님을 보면서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꿈꾸기도 했어요.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고 전했다. 

그간 시티팝, 레트로 등 보컬 역량을 드러내는 곡으로 '걸크러시' 적인 매력을 선보였던 유빈은 이번 '넵넵'을 통해 '유쾌함'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압박감이 좀 있었다"고 살짝 속내를 드러냈다. 

"이제 시작이니 한 단계 한 단계 도전해보려고 해요. 이번 '넵넵'은 새로우면서도 '내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선'에서 시도해봤어요. 그래야 진짜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유빈은 "도전하는건 예전부터 좋아했어요. 새로운 것을 배우는거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스스로 발전할 거 같다는 생각이 있습니다"라며 "앞으로 새로운 장르를 차차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네요"라고 귀띔했다. 

[사진=르 엔터테인먼트 제공]

JYP 박진영 대표 역시 유빈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주며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유빈은 "PD님한테는 가사에 JYP를 넣었는데 귀엽게 봐달라고 연락을 드렸어요. 기대하고 있으니 뮤직비디오를 꼭 보겠다고 답해주셨어요. PD님은 제가 회사를 나왔어도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체크사항도 다 물어보라며 조언도 진심으로 많이 해주세요. 응원도 보내주시고요. 제가 마치 독립한 자취생처럼 느껴지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PD님이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용기 있다고 해주셨어요. 우선은 제가 겁을 먹을까봐 큰 얘기는 안 해주시고 '일단 해봐라', '어려우면 알려줄 테니 물어봐라'고 하시더라고요. 일단 겪어봐야 아는 거니까 부딪혀보라는 말씀이셨죠. '많이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찾아와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요. 든든한 조언자가 있다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회사명 '르엔터'는 어떤 뜻일까? 

유빈은 "회사 이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니셜로 할까 싶었지만 이미 YB를 쓰고 계시는 윤도현 선배가 있었고요. 어려울지는 몰라도 신기하고 머릿속에 각인되는 이름이었으면 좋겠는데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Real Recognize Real)’이라는 문구가 떠올랐어요"라며 "제가 원하던 회사의 이미지 그대로를 표현한 문구였죠. 전 르엔터가 진짜들이 모인 곳이었으면 좋겠고 그 진짜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거든요. ‘르’가 프랑스어로 ‘the’란 의미도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해체 3년이 지난 시점에도 대중들은 원더걸스의 유빈으로 기억하는 가운데 원더걸스라는 이름이 부담스럽지는 않을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유빈은 "원더걸스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저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유빈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원더걸스'를 떠올리듯 그 이미지 자체를 떨쳐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오히려 능력 있는 PD와 재능 있는 멤버들과 함께 원더걸스로서 활동했던 당시가 행운이었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앨범과 관련해 원더걸스 멤버의 조언은 무엇이었을까? 

"모두들 딱 저 같은 곡, 정말 유빈스러운 곡이라고 평가해줬어요. 혜림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고, 예은(핫펠트)이는 컴백 시기가 살짝 어긋나서 함께 활동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어요".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 원더걸스는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금은 솔로로 활동 중인 멤버 선미도 음원 강자가 됐다. 하지만 유빈은 이제 목표에 대한 부담감은 내려놨다. 단지 대중이 자신의 무대를 봤을 때 재밌고, 편하다고 느낄 수 있으면 성공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언제나 순위는 높으면 감사하죠. 하지만 제가 목표를 정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예전에는 목표를 높게 잡고 만약 거기에 못 미치면 제가 힘들었지만 다양한 선택지가 많고, 다른 분들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이 행복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즐거워야 다른 분들도 즐겁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이제는 다 내려놓고 ‘유빈이 이렇게 유쾌한 사람이었구나’ 그런 걸 느껴주시면 이번에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유빈은 이날 르 엔터테인먼트의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여러 장르와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라며 배우, 아나운서, 유튜버, 코미디언, 인플루언서, 심지어 '이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까지 협업의 범주 안에 넣어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이 서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분야에서 좋은 영향력을 받을 수 있는 회사를 운영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기분이 좋아지셨으면 좋겠고 이번 노래 들으시면서 '재밌다' '즐겁다' 느끼시면 저는 제가 생각한 걸 다 이룬 느낌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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