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광주MBC 특별 프로그램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에서 “발포 명령자가 누구였는지, 발포에 대한 법적인 최종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부분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단 학살자들을 찾아내는 일, 헬기 사격까지 하게 된 경위,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한 공작의 실상 등에 대한 규명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진상 조사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강조하면서 지난 12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5·18 진상조사위원회의 강제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생각을 허용하고, 또 다른 생각에 대해서도 관용하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면서도 “민주주의의 관용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폄훼에 대해서까지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광주 시민들에 대해 깊은 죄책감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광주 5·18 소식을 들었을 때 민주화의 아주 중요한 길목에 다시 군이 나와서 군사독재를 연장하려고 한다는 그 사실에 굉장히 비통한 그런 심정이었다”면서 “한편으로 광주 시민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들으면서 굉장히 큰 죄책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당시 경희대 복학생이었던 문 대통령이 반대한 서울 지역 총학생 회장단의 퇴각 결정이 결과적으로 광주 시민이 홀로 계엄군에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저뿐만 아니라 광주 지역 바깥에 있던 당시 민주화운동 세력들 모두가 이 광주에 대한 어떤 부채의식, 그것을 늘 가지고 있었고 그 부채의식이 그 이후 민주화운동을 더욱 더 확산시키고 촉진시키는 그런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당시 광주 오월 영령들을 비롯한 광주 시민들은 우리 1980년대 이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상징과 같은 그런 존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5·18과 관련해 떠오르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는 “광주 항쟁의 주역은 아니지만, 그러나 광주를 확장한 그런 분으로서 기억을 하고 싶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1980년대 이후 부산 지역의 민주화운동은 광주를 알리는 것이었다”면서 “광주를 알게 될수록 시민들은 그 당시 광주가 외롭게 고립돼 희생을 당했는데 거기에 동참하지 못하고 그냥 내버려뒀던 그 사실에 대해서 큰 부채 의식을 가지게 됐고, 그것이 이제 민주화운동의 하나의 또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1987년 5월에는 당시 노무현 변호사와 제가 주동이 돼서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5·18 광주 비디오, 말하자면 관람회를 가졌다”면서 “부산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서 광주 비디오를 보고, 그때 비로소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된 그런 분들도 많았다”고 했다.
한편 ‘내인생의 오일팔’은 미니 다큐멘터리 형식의 기획으로 지금까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 가수 정태춘씨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하문순 대인시장 주먹밥 상인 등 9명이 출연했고 문 대통령은 열 번째 출연자로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광주M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