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중앙정부는 대졸자 취업 지원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지방정부는 농촌진흥을 목적으로 대졸자를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등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연상케하는 '농촌 하방(下放)운동'까지 전개하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 교육부, 인력자원부, 사회보장부, 공업신식화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중앙라디오TV총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6개 중앙부처는 올해 대졸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일 일자리 창출 캠페인'에 돌입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직업군인, 석·박사생 모집을 늘리고, 과학연구소·의료기관 기층 일자리를 확대하고, 창업을 지원하고,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현지 대졸자 취업 현황을 각 지방정부나 대학교 성과 지표에 넣어 평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각 지방정부도 나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정부 산하 국유기업에 올해 신규 일자리 채용의 최소 절반 이상을 대졸자로 채울 것을 지시했다. 또 대졸자를 신규 채용한 기업은 3년간 채용 인원 수에 대해 1인당 매년 7800위안 세수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발지로 심각한 경제 충격을 입은 후베이성 우한은 대졸자를 위한 25만개 일자리를 확보하기로 했다. 또 대졸자를 채용한 영세기업이나 사회단체에겐 채용 인원 수 1인당 1000위안의 보조금도 지원한다.
일부 지방정부에선 '삼지일부(三支一扶)'라는 명목으로 대졸자를 농촌으로 내려보내고 있다. 삼지일부는 시골에 내려가 농촌·교육·의료 사업 세 가지를 지원하고, 빈곤층을 부축한다는 의미다. 농촌지역 개발과 빈곤 퇴치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도시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다.
이는 과거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청년들이 농촌에 내려가 직접 빈곤한 농촌지역을 체험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상산하향(上山下鄕)'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현대판 농촌 하방운동은 사실 10여년 전부터 일부 지방정부에서 시행됐는데, 코로나19로 실업대란이 예고되면서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웨이젠궈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곧 열리는 양회(중국 최대 정치행사) 이후에는 졸업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마을의 당 간부로 일하거나 온라인 사업 등 창업을 하도록 지원하는 인센티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푸젠성은 6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파견할 것이라며, 1인당 2000위안 생활 보조금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광둥성도 이미 2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내려보내기로 계획한 상태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 예정자는 사상 최다인 874만명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 속 대졸자 일자리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6.2%까지 뛰었다가 3월에는 5.9%로 소폭 하락했지만 고용 불안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중국의 올해 실업률이 10%에 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적어도 2200만명의 도시 근로자들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두 달간 중국 당·정 고위급 회의에서도 고용 문제는 연일 화두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지난달 17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는 고용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정했다.
이튿 날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소득도 없고 부의 창출도 없다는 의미”라며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