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산업기금 '항공·해운' 집중 지원···"모든 업종 전부 지원 어렵다" 지적 수용

2020-05-12 17:24
  • 글자크기 설정
항공·해운업종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 업종으로 확정됐다. 조선·자동차 등 다른 기간산업을 고르게 지원하기에는 기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에 당장 어려운 항공·해운업종을 우선적으로 지원키로 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날 공포될 예정이다.

산은법 개정안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의 법적 근거를 담은 것으로,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했다.

40조원 규모의 기금 지원 대상은 애초 항공, 해운, 기계, 자동차, 조선, 전력, 통신 등 7개 업종이었으나 시행령 입법 예고 기간(6∼8일) 관계부처 의견 수렴 과정에서 지원 대상이 항공과 해운 2개 업종으로 수정됐다. 다른 업종은 금융위가 소관 부처의 의견을 듣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그동안 기간산업 안팎에서 7개 업종을 모두 지원하기엔 기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40조원은 적지 않은 규모이나 7개 기간산업 전체에 분포된다면 그 효과가 생각만큼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가장 자금이 필요한 항공·해운업종 대형사만 하더라도 올해 갚아야 할 빚과 운전자금을 감안하면 총 15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당장 경영이 어려운 저비용 항공사(LCC)에 대한 지원 등을 감안하면 기금의 절반인 20조원이 한순간에 소요될 수 있다.

 

[사진=각 업계 대형사]

이 경우 나머지 5개 업종에 의미 있을 만큼 지원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아예 상황이 어려운 항공·조선에 기금을 몰아서 투입하고 나머지 업종에는 필요 시 지원을 고려한다는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당초 발표한 7개 업종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침은 여전하지만 항공·해운업에 대한 우선적 지원 필요성이 있고 나머지는 자금 수요를 봐가면서 관계부처와 협의해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며 "자동차 분야의 협력업체 지원은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상당 부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원을 받는 항공·해운업종은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위 측은 고용 총량의 90%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가이드라인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업종과 기업별로 상황이 다른 점을 고려, 고용 유지 비율은 다소 변동될 수 있다.

금융위 측은 기금 운용을 위한 세부 사안 조율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 기금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 지원 방식은 대출, 자산 매수, 채무 보증 또는 인수, 사채 인수, 출자(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 사채 등 포함), 특수목적기구·펀드 지원 등이다.

지원을 통해 산은이 취득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제한되나 기금의 재산 보존을 위해 필요한 두 가지 경우는 예외로 한다. '주식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사항을 결의할' 때나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이 구조조정 절차를 신청한 경우로서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재산을 보존하기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하는 경우'가 예외사항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