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자산 회수를 위한 '배드뱅크' 설립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부정적이던 판매사 일부가 참여를 결정하며 설립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금융당국과 주요 판매사들이 추진하는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배드뱅크 출자 요청을 두고 내부 검토를 거듭했으나 본지 보도 이후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본지 5월 12일자 6면 '일부 증권사 반대에 라임 배드뱅크 설립 난항'>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 11일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기로 금융감독원에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지난주 내부 논의를 완료하고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증권사 가운데는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의 경우 판매 물량 대부분이 재간접펀드라는 이유로, 메리츠증권의 경우 장모 센터장이 입사하며 자신이 판매한 라임펀드 고객 계좌를 떠안았다는 것이 이유로 전해졌다.
두 회사가 배드뱅크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며 향후 설립 논의 과정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증권사 외에도 은행권 판매사들의 참여가 변수로 남아 있어 당장 설립이 급물살을 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판매사들의 경우 금융당국과 주요 판매사들의 출자 요청에 대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 공식적 입장이지만, 판매사별로 배드뱅크 설립 방안에 대해 온도차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투자자 보상을 위한 배드뱅크에 출자하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에서는 라임운용 사태에 따른 투자자 피해 규모가 큰 만큼 결국 배드뱅크 설립을 통해 자산 회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몇 개 회사가 이견이 있는 것 같지만 5월 중 조정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이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빨리 자산을 회수해야 한다는 방향성 측면에서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좀 더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배드뱅크는 설립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