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0년 5월 경제동향'을 통해 "3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이 급감하고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9.8→98.6)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100.2→99.6)가 모두 하락하면서 경기 위축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대외수요가 본격적으로 위축하면서 4월 수출은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전세계 주요국의 경기 관련 지표와 선행지수가 급락한 가운데 수출 물량이 감소해 국내 일부 자동차공장이 부분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에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전월에 이어 하락하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제조업으로도 확산했다"고 부연했다.
4월 계절조정 제조업 BSI는 전달의 56에서 4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비스업 BSI도 전월과 동일한 48 수준에 머물러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는 내구재가 자동차(17.9%)를 중심으로 3.3% 증가했지만 준내구재와 비내구재가 의복(-39.9%)과 화장품(-26.9%)에서 감소해 각각 32%와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태별로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48.8%)과 백화점(-36.9%)을 중심으로 타격이 컸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달에 이어 하락(78.4→70.8)하면서 감염병 우려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설비투자는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3월 설비투자지수는 전월(15.1%)에 이어 9.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는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27.8%→34.5%)를 중심으로 전월과 유사한 12.1%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운송장비는 기타운송장비가 감소했으나 자동차(7.4%)가 개선되면서 3.8%의 증가율을 보였다.
선행지표인 4월 자본재수입액(14.9%→1.3%)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182.4%→1.9%)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기업의 투자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4월 전산업 설비투자 BSI 실적(77.3→71.1)와 한국은행 제조업 설비투자 BSI 실적치(87→80)가 모두 하락했다.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점차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3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토목부문은 전월의 5.3% 증가에 이어 1.5%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급격히 감소했다. 4월 수출금액은 감소폭이 크게 확대돼 -24.3%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자동차(-36.3%), 석유제품(-56.8%), 석유화학(-33.6%), 반도체(-14.9%) 등 주력품목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7.9%), 미국(-13.5%), 아세안(-32.9%) 등 전 지역에서 감소했다.
수입은 자본재가 증가했으나 1차 산업과 중간재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한국에 비해 더 크게 위축되면서 9억5000만달러 적자를 봤다.
KDI는 "3월 OECD 선행지수가 98.8로 급락했고 미국, EU 등 주요 수출국의 이동제한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대외수요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과 무상교육 확대로 인해 전월의 1% 대비 크게 하락(0.1%)했으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0.1%의 낮은 수준에 그쳤다. 4월 종합주가지수는 전월 말 대비 11% 상승한 1947.6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월 말과 유사한 1218.2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