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코로나19 분쟁] 무역전쟁 재발 시 국내 영향은?

2020-05-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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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무역전쟁 여파로 수출 10.3% 줄어···코로나19 여파로 수출 시계 제로

우리나라 수출 1, 2위국인 미국과 중국이 다시 무역전쟁을 벌일 조짐이다. 2018년부터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은 올해 1월 1단계 무역협상을 맺으며 끝이 나는 듯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다시 급속도로 문제가 커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코로나19 관련 책임이 있다며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중국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중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경제에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국내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1단계 무역협상대로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협상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1월에 타결된 미중 1단계 협정에는 2000억달러(약 244조원)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중국이 구매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코로나19 쇼크로 중국의 수입이 크게 줄면서 미국이 이를 문제 삼고 나섰다.

이로써 우리 기업들도 미중 간 관계 악화로 교역·투자에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향 비중이 각각 20.8%, 13.4%에 달한다. 양국에 수출되는 물량을 합치면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다.

문제는 이마저도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줄인 결과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과 미국의 비중은 각각 20.9%와 17.7%로, 합계 38.6%에 달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현재 우리나라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의 비중은 각각 0.1%포인트와 4.3%포인트 줄었다. 이만큼 양국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실제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2018년 대비 10.3%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이 두 자리 수 감소를 기록한 것은 2009년(-13.9%)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 초 미중이 1단계 합의에 동참하면서 우리 교역에 미치는 타격이 다소 줄어드는 듯 했으나 곧바로 찾아온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올해 3~4월 수출 지표는 다시 급락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3%나 줄었다. 이는 2009년 5월(29.4% 감소) 이후 최대 낙폭이다. 아울러 무역수지도 9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98개월 동안 이어진 무역수지 흑자행진도 발을 멈췄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어려운 와중에서도 다시 무역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경제계에서는 두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일어날 경우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4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다시 무역 갈등으로 재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세계화와 자유 무역의 흐름까지 위협하면서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경제계 관계자도 "미중 분쟁으로 작년, 재작년 큰 타격을 받았는데 코로나19가 온 상황에서 미중 간의 재갈등은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 상황들이 올 2분기 이후로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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