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사태'에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을 줄인 증권사들이 최근 손실 위험 부담을 낮추고 목표 수익률은 높인 상품을 내세우면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ELS는 주가지수 또는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해당 기초자산 가격이 사전에 정해진 조건을 충족할 경우 약정 수익률을 적용하고 조건 미충족 시 손실이 발생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삼성증권이 지난 3월 발행한 ELS(24183회) 역시 연 9.0%의 수익률을 내세워 1.03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총 100억원 모집에 103억원이 몰렸다. 이 상품의 경우 S&P500지수와 일본 닛케이225(NKY225),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녹인은 43% 미만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들 상품이 흥행에 성공한 비결로 낮은 손실 위험 부담에 높은 기대 수익률을 꼽고 있다. NH투자증권 ELS(19454회)의 녹인 레벨은 45% 미만이고, 삼성증권 ELS(24183회)의 녹인은 43% 미만이다. 통상 그동안 발행됐던 ELS의 녹인이 5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기대 수익률을 기존보다 높이고 손실 위험 부담은 낮춘 ELS를 대거 발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최대 수익률이 연 11.4%, 녹인 레벨이 55%인 ELS(24413회)를 출시했고, 키움증권은 NAVER와 삼성물산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연 9% 수익률이 목표인 ELS(1344회)를 선보였다.
증권사들이 기대 수익률을 높인 ELS 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 발행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ELS 발행 종목 수는 총 518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6210개)보다 16.52% 줄었다. 발행규모 역시 지난해 29조5908억원에서 올해 19조8678억원으로 32.86% 감소했다. 발행 종목 수를 비롯해 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가 위축되면서 국내 일부 증권사들이 마진콜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내 ELS 시장 재확대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기대 수익률이 높고 녹인 레벨이 낮은 ELS가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투자심리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경기침체 우려로 불확실성이 높아 ELS 시장이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총 60조원 규모의 ELS가 발행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규모다.
전 연구원은 "발행사(증권사) 입장에서는 경쟁심화와 수익악화로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비즈니스 자체를 고민할 정도로 생존경쟁의 위기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투자자는 변동성이 진정되기 전까지 원금 비보장형 상품에 대해 선별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ELS 상품 특성상 기초자산 중 한 가지라도 주어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초자산 하락률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지수 급락 사례가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겠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ELS 투자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