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충북 오창에 국책사업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기로 결정하자 김영록 전남지사와 호남지역 총선 당선인들이 승복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전남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를 추가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 정부 대응이 주목된다.
11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방사광가속기 부지선정 관련 입장문을 통해 “방사광가속기의 충북 오창 선정은 납득할 수 없어 세부적 평가결과 공개와 함께 재심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나주는 확장성과 개발용이성, 단단한 화강암으로 인한 안전성과 편의성, 쾌적성을 갖춘 최적지다. 국가재난에 대비한 위험분산과 국가균형발전에도 부합한다. 이해하지 못할 평가결과에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방사광가속기 공모는 시작부터 특정지역에 유리한 평가지표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평가배점 100점 만점에서 50점이 매겨진 입지조건 분야의 경우△시설 접근성 △현 자원 활용성 △배후도시 정주여건(인구 등) 위치와 접근성 위주로 짜여져 사실상 수도권에 인접한 도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었다.
그 결과 충북 청주시는 총점 100점 중 90.54점을 얻어 87.33점에 그친 나주시보다 3.21점 앞서 최종 선정됐다.
김 지사는 “부지 입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도 서면과 발표평가로 마무리하고 현장확인은 하자 여부만을 확인하는 등 현장평가 결과가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방사광가속기 나주 유치가 무산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한전공대 설립도 차질이 우려된다.
전라남도와 나주시는 방사광가속기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한전공대를 세계 최고의 전기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산학연클러스터와 대형 연구시설을 함께 구축해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지역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방사광가속기 유치가 무산돼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과학기술 발전, 중요시설 분산배치를 위해 방사광가속기를 나주에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호남권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방사광가속기 충북 유치와 관련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국가과학기술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오창의 가속기만으로는 확장성이 부족하다”며 “우리나라 가속기 입지의 최고 적지인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를 추가 구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영록 지사도 “정부가 방사광가속기 부지 선정과정의 모든 문제점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우리나라 가속기 입지의 적지인 빛가람혁신도시 나주에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