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의 뉴딜(New Deal)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 타개를 위해 제시한 새로운 스타일의 정책, 새로운 딜(Deal)이었다. 과거 정부의 자유방임형 정책들과 달리 루스벨트 정부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정책들을 제시했다. 정부가 테네시강에 거대한 수력발전소를 세우고, 전기와 질소 비료를 생산하고, 여기서 나온 전기를 토대로 알루미늄 제련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었다. 정부가 주도하여 도로와 공공건물을 짓고, 국유림을 간벌하는 공사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실업자가 1200만명에 달했던 대공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2008년 여름의 ‘그린 뉴딜’은 이명박 정부의 누런 토목 이미지를 녹색으로 바꿔놓았다. 4대강 공사를 밀어붙임과 동시에 ‘그린 뉴딜’을 제안하는 바람에 추진력은 약했지만, 그해 9월 이후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다소나마 기여를 했다. 하지만, 2013년 새 정부 출범으로 ‘그린 뉴딜’은 유야무야돼 버렸다. 좋은 취지의 정책은 새 정부의 출범과 무관하게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2020년은 ‘코로나19’와 ‘코로나 뉴딜’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우리 정부는 1월 말 이후 벌어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제안했다.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어떤 정책이든 그 취지·방향·목표·내용을 명확히 제시하고,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여 선택과 집중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었고, 온라인 교육과 모바일 쇼핑 등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었다. 앞으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모든 것의 중심에 모바일, 인터넷, 네트워크가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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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코로나 뉴딜은 ‘디지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아날로그 장비나 네트워크를 디지털로 전환하려는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기존 공장의 스마트 공장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해야 한다.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도 중요하다. 작년 4월에는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도 했다. 5G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수많은 중소기업이 관련 공사에 참여해야 한다. 따라서 수많은 중소기업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 5G 관련 장비, 산업용 단말기 등으로의 파급 효과도 큰 편이다. 우리가 약한 부분 중 하나가 비대면 교육과 화상전화 시스템이라는 게 밝혀졌다. 최근 비대면 실시간 교육을 해본 결과 아직은 그 내용과 시스템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화상전화와 홈 오피스 관련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국내에서 이를 만족스럽게 충족시키고 있는 서비스는 많지 않았다. 에듀테크, 홈 오피스, 화상전화 등에 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코로나 뉴딜의 두 번째 방향은 ‘바이오’다. 이번 코로나19 방역의 성공에 있어서 우리의 앞선 보건의료 인프라와 기술력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기술력의 융합도 크게 기여했다. 보건의료 시스템과 바이오 관련 기술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관련 벤처기업의 육성도 중요하다. 아울러, 바이오와 ICT의 융합으로 파생되는 제품 및 서비스에서 많은 사업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코로나 뉴딜의 세 번째 방향은 관광 인프라의 업그레이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항공, 호텔, 여행 관련 서비스는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골프장은 호황이었다. 추운 겨울을 피해서 또는 국내보다 더 고급스러운 골프장을 찾아서 해외로 나가던 고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또한, 고급 펜션과 리조트에 많은 손님들이 몰렸다고 한다. 이번 코로나 뉴딜을 활용하여 국내 관광 및 레저 인프라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데 투자한다면, 앞으로는 해외의 관광지나 골프장으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 머무는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