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률 정점 아직 안 왔다" 백악관 당국자들 경고

2020-05-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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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앞으로 실업률 25%까지 뛸 수도"

코로나19 충격으로 미국의 4월 고용지표가 급속히 악화한 가운데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핵심 당국자들이 잇따라 경고했다. 4월 14.7%까지 오른 실업률이 20% 넘게 뛸 수 있다는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4월 실업률이 14.7%까지 높아진 건 미국 경제가 안 좋기 때문이 아니라 봉쇄됐기 때문"이라면서, "실업률은 최고 25%까지 나빠지면서 대공황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일자리 지표는 더 나빠진 뒤에야 좋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앞서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도 CBS방송에서 "생전 보지 못했던 경제적 쇼크 상황"이라면서 "실업률이 20%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ABC방송에서 5월 "무척 나쁜" 경제 지표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4월 미국 비농업부문에서 실업률이 14.7%까지 오르고, 고용이 2050만건(계절 조정치) 감소했다는 발표에 뒤따른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경제 재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조차 적어도 2분기까지는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 봉쇄에 따른 심각한 경제 충격에 직면한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경제 봉쇄를 완화하지 않으면 경제에 영구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들로 위원장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축에 대응하려면 부분적으로 경제를 가동해야 한다"면서 "보건 안전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양자택일의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섣부른 경제 정상화가 코로나19 2차 유행을 촉발해 경제에 더 오랫동안 더 심각한 충격을 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코로나19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활동 재개는 커다란 도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8일 CNBC 인터뷰에서 "만약 2차 유행이 시작된다면 그 결과는 불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말하는 불황은 12개월 이상 두 자릿수 실업률이 계속되는 상태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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