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속 달러는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동반하락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기축통화이자 안전자산인 달러로 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3월 19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103.605까지 올라가며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하면서 달러화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회사채 매입도 양적 완화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자산을 매입하면서 연준 대차대조표의 규모는 내년초 11조 달러가 될 것이라고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전망했다.
이같은 연준의 적극적 부양정책은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달러가 시장에 지나치게 많이 풀릴 경우 준비통화로서의 매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레딧과의 문답행사에서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결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리오 회장은 팬데믹으로 달러 수요가 늘면서 당분간은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면서도 결국 달러 유동성 증가로 부족 현상이 해소되거나 혹은 채무불이행이나 채무조정으로 달러 수요가 줄어들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자리를 중국이 이어받을 수 있다면서 가치가 하락한 달러의 자리를 중국 위안화가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 불안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국채를 팔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달러인덱스는 8일 99.769까지 하락하면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당장 경제적 충격때문에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하지는 못하겠지만, 점차 규모를 줄여갈 경우 달러의 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달러의 '전지전능한 힘'은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장애물인 만큼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 중국의 발걸음은 더 빨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