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진자 다녀간 이태원 클럽. [사진=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6일부터 시행한 ‘생활방역’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3명이 추가됐다.
모두 지난 6일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 66번 확진자 접촉자로, 이 중 12명이 황금연휴 기간 66번 확진자 다녀간 이태원 클럽 내 접촉자다. 이날 클럽 내 접촉자는 최소 1500명으로 파악돼 추가 확진자가 집단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 종교·유흥·실내체육시설과 학원 등 4대 집단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권고를 '운영제한' 권고로 완화했다. 유흥업소는 영업활동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1~2m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기간임에도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것은 이들 시설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권고’에 불과한 ‘생활 속 거리두기’에선 방역수칙을 지키는 데 더욱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전환한다면 당장 개방이 허락된 국립공원, 생활 체육시설, 미술관 박물관 등 실·내외 분산시설이 다시 폐쇄된다. 오는 13일 고3부터 예정된 학교나 어린이집 등 각급 교육시설의 순차적 개학도 미뤄질 수 있다.
이번 집단 감염의 근원지인 유흥시설을 비롯해 교회, 사찰 등 종교시설과 헬스장 운영도 다시 제한될 수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클럽 내 밀접접촉이 이뤄진 시기 자체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기 이전이어서 안타깝다"며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역수칙이 잘 이행됐는지 지자체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총괄조정관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할 가능성에 대해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악화 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기준에 대해서는 "하루 확진되는 신규 환자가 50명 이내인지, 방역 통제망을 벗어난 사례가 5% 이하인지 등이 일반적인 기준이지만 절대적 기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 사례가 더 많더라도 방역망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경우라면 제대로 관리되고 통제된다는 뜻"이라며 "위험도 전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클럽 사례가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방역 수칙의 준수가 왜 필요한지를 절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개개인이 방역주체로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이번 클럽 사례는 생활 속 방역수칙의 철저한 준수가 왜 필요한지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예"라면서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감염의 규모를 최소화하고 확산 속도를 늦추는 노력을 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