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증시 하락론? “사실 아니다”

2020-05-0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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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 "1월 효과, 5월 하락론 통계적으로 근거 없어"

다만 완전한 효율시장은 이론일 뿐…현실 제약 고려해야

[사진=Pixabay 제공]

[데일리동방] 국내 증권가를 중심으로 5월 증시 하락론이 재조명받고 있다. 월가에 떠도는 “5월에는 주식을 팔아라(Sell in May)”라는 격언에 영향을 받은 현상으로 분석되지만, 정작 증권가에는 이 격언이 현실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4월 글로벌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속도조절 차원에서 5월 증시 하락론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시장에는 1월에 증시가 상승한다는 ‘1월 효과’와 5월에 증시가 하락한다는 ‘5월 하락론’이 정설처럼 인식돼 왔다. 특정 시점에 자산가격이 특정한 방향성을 보인다는 분석은 흔히 사용되는 방식 때문이다.

실제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5월 들어 코스피가 낮게는 1700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 증권 이달 증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한 8개 증권사의 5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 하단은 평균 1755로 집계됐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등락범위 하단을 1700으로 제세해 가장 낮게 예상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에는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경기 지표나 리스크 관련 지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 매입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탄력을 위한 동력 확보를 위해 5~6월에는 잠시 쉬어가는 흐름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곽 연구원은 이달 경계해야 할 변수 중 한 가지로 ‘5월 하락론’을 꼽았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피 월평균 수익률은 0.5%(로그 수익률 기준)이지만, 5월은 -1.5%”라면서 “5월 수익률이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30년 동안 코스피와 S&P 500지수 월 평균 상승률[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반면,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증시 하락론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증시는 효율적으로 운영되며 랜덤워킹(확률보행·막걸음)하기 때문에 특정 월에 주기적으로 의미 있는 가격 상승 또는 하락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30년 동안 평균적인 월간수익률을 비교할 때 한국증시가 5월에 가격하락이 발생하는 경향이 발견되지만 다른 달에 비해 두드러지는 하락이 아니었다”며 “미국증시는 오히려 5월에 평균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스피의 경우 1월 상승폭이 높고 5월에는 평균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하락세가 5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며 “2월, 5월, 6월, 8월에 평균적으로 증시는 하락했고 그나마 이들 4개월 중 5월의 하락폭이 가장 적다는 점이 눈에 띈다. T-검정 분석결과 연중 어느 월도 통계적으로도 전체 평균과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이 대체로 효율적이지만 다양한 현실적 제약들이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하나금투에 따르면 S&P 500지수는 전통적으로 하절기보다 동절기 수익률 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이런 현상은 여름 휴가철에 투자활동이 약해지는 등 증시에 대한 매수강도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만약 시장이 완전히 효율적이라면 장기적으로 이런 패턴이 반복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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