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임팩트 투자 '재무적·사회적 가치' 동시 창출 가능"

2020-05-08 05:00
  • 글자크기 설정

사회적 기업·조직에 재원 투자···지속 가능성 높은 사회솔루션

글로벌 임팩트 투자 매년 성장세···韓, 수요 비해 투자기관 부족

지난해 개인투자조합 1조 결성···커지는 시장 주도권 확보할 것

“아시아 지역 최고의 비영리 임팩트 투자 기관이 되는 게 목표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한사투)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임팩트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 자사만의 경영 철학을 앞세워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이나 조직에 재원을 유통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재무적 이윤과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함께 창출해낸다. 한 번의 투자로 가치 창출과 수익 확보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주류 투자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최근 정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이 대표는 아직 국내의 임팩트 투자 현황이 글로벌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진단했다. 한사투가 올해 개인투자조합 출범을 계기로 관련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임팩트 투자, 사회 문제 해결에 ‘결정적 기여’

이 대표가 꼽은 임팩트 투자의 최대 장점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한 공헌’이다.

소득 불균형, 지역 불균형,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문제 해결의 직간접적인 물꼬를 튼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제설제를 만드는 한 기업에 대한 투자로 바다 양식장의 골칫거리인 불가사리를 건조시켜 어족자원 보호와 환경오염을 돕는다.

사회적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로 개인간거래(P2P) 금융을 활용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저리의 융자를 제공하기도 한다. 투자 기업 중 장애인과 시니어, 임산부 등 여행 약자를 위한 맞춤형 컨시어지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 대표는 “(임팩트 투자는) 이 같은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성이 높은 사회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는다. 지난 2018년 기준 글로벌 임팩트 투자액은 약 2300억 달러로 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2000년 이후 1억 달러 이하 임팩트 투자펀드의 수익률은 7~10% 정도로 상업 펀드 수익률과 거의 유사하다”며 “이에 투자 초기 비영리기관과 재단에 비중이 쏠렸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상업은행, 투자은행, 사모펀드 등의 영향력이 커지는 구조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한사투는 지난 2012년 설립된 이후, 그간 약 200개 기업들에 대한 700억원 규모의 투자와 경영컨설팅을 수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를 비롯해 우리은행, 한국전력공사, 교보생명,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메트라이프재단 등이 후원에 참여했다.

다만, 이 대표는 아직까지도 국내 임팩트 투자 규모가 전체 시장의 필요자금에 비해 턱없이 못 미친다고 내다봤다. 그는 “(임팩트 투자에 대한) 국내 자금 수요는 약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성장금융, 모태펀드, 사회적가치연대기금 등 다양한 정부 기금들이 임팩트 투자에 나섰지만 여전히 전체 수요에 대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조합 출범으로 ‘빠른 성장’ 촉진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개인투자조합 출범’이다. 기존 정부 및 지자체, 대기업 등을 통한 금융 기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반인들이 직접 출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 대표는 “비영리 기관이다보니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새로운 투자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데 요즘 주목하고 있는 것이 개인 투자”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수익을 돌려주고, 투자 운용 주체가 갖는 이익을 재단 펀드에 넣어 그걸 다시 재투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작년 12월에는 1억2500만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여기에는 한사투가 ㈜르호봇 비즈니스인큐베이터와 함께 진행한 ‘임팩트 투자가 양성 과정’을 수료한 퇴직 예정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결정한 첫 번째 투자기업은 개인 맞춤형 빅데이터 기반 도서 큐레이션(북쉘빙) 서비스 운영사인 ‘브이에스커뮤니티’다.

브이에스커뮤니티는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공공도서관 대출관리 및 공공기관 알림서비스를 구축 및 위탁관리하고 있는 기업이다. 보유 중인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올해 도서분야 전문 콘텐츠 기업으로서 본격적인 도약이 기대된다.

이 대표는 “가능한한 분기마다 새로운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해 다양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발굴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대기업이나 유명 투자가가 아닌 개인들의 투자 확대로 사회적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정부의 임팩트 금융 확대 의지와 대기업들의 잇따른 투자, 한사투와 같은 기관들의 지속적인 투자로 향후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한사투만의 역량과 노하우로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임팩트 투자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사진= 한국사회투자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