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안방보험측은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제출한 소장 요약본을 공개하고, 안방보험은 호텔 매도와 관련한 모든 조건들을 충족했으나 ‘매수인의 변심(buyer’s remorse)’에 따라 벌어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셋이 안방보험 측에 호텔 매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도인과 제3자간 소송을 발견하고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체결한 거래에서 빠져나갈 시간만 끌고 있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일갈했다.
이날 미래에셋은 전날 중국 안방보험과 체결한 미국 15개 호텔 매매계약서에 대한 해지통지서를 매도인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측은 “15일간 매도인 측의 매매계약에 따른 하자가 발생해 치유를 기대했으나 매도인의 실질적인 소명 없이 2일 해당 기간이 종료돼 계약 해지권을 행사하게 됐다”며 “계약금을 보관하고 있는 에스크로 대리인(Escrow Agent)에게 계약금 반환 요청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고 있지만 매도인이 이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화를 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해 매수인의 매매계약상 권리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래에셋측은 등기 권리를 보장해주는 미국 내 권원보험사로부터 안방보험과 제3자간 소송에 대한 결과를 보장받지 못한 만큼 매매거래를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미래에셋이 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높다. 지난해 9월 미래에셋그룹은 안방보험에 계약금으로 약 7000억원을 지불한 상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및 호텔의 임대수익이 악화되고 있고 1분기보다는 2분기에 그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동사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호텔 인수 계약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계약금 반환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양측간 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계약금 반환에 대한 우려감은 꾸준히 시장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이 인수할 예정인 호텔은 안방보험이 2016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미국 9개 도시에 분포해 있다.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실리콘밸리의 포시즌스 호텔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