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업심리 금융위기 후 최악···"2분기는 더 어렵다"

2020-05-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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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상황 악화···성장률 추가 하락 우려

코로나19 사태에 소비자와 기업의 소비·투자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얼어붙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마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최근 주요 수출입 상대국인 미국·유럽에서도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소비자·기업심리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얼어붙고, GDP 성장률도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7.6포인트 하락한 70.8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67.7) 이후 최저 수준이다. CCSI는 소비자의 가계 생활형편, 가계 수입, 지출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표준화·수치화한 지수다.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치인 18.5포인트나 폭락했다. 올해 CCSI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1월에 104.2로 양호했으나 이후 석 달 만에 무려 33.4포인트나 급전직하했다. 
 

[사진=한국은행]

같은 기간 기업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수치화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폭락했다. 지난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하락한 51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12월과 같은 수준이다. 

BSI는 지난 1월만 해도 75로 나타났으나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월(65)과 3월(54)에 10~11포인트 급락한 이후 지난달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석 달 동안 24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가 얼어붙어 소비·투자가 위축된 결과 우리나라 경제는 후퇴하고 있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1.4%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다. 

금융권에서는 1~4월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입 상대국인 미국과 유럽도 코로나19 확산 탓에 소비·투자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미국 뉴욕주의 제조업 사정은 1930년대 대공황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엠파이어스테이트제조업지수'는 지난달 -78.2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34.3)보다 낮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경기와 소비자·기업에 관련된 지수가 모두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과 유럽의 상황이 안 좋을 것으로 보여 관련 지표가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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