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국유은행(공상,건설,중국,농업,교통은행)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면 순이익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건설은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농업은행 순이익 증가폭도 4.79%에 달했다. 중국은행(3.17%), 공상은행(3.04%), 교통은행(1.8%)도 순이익이 모두 한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순이자마진(NIM)은 대체적으로 줄었다. 최근 중국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해 잇달아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에 속도를 내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로이터는 5대 은행 중 4곳의 순이자마진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농업은행은 아예 순이자마진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에도 5대 국유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율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되고 회수할 가능성이 없거나 회수가 어렵게 된 채권을 말한다.
교통은행만 1분기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0.12% 포인트 증가한 1.59%를 기록했다. 나머지 4곳의 부실채권 비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공상은행 1.43%, 농업은행 1.4%, 건설은행 1.42% 등이다.
이는 중국 국유은행들이 아직까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로이터는 이들 5대 국유은행의 대출이 대부분 국유기업에 집중돼 있는 데다가 자본력도 든든해서 중소은행보다 충격 대응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 은행권 전체로 보면 코로나19 영향은 두드러졌다. 앞서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중국 은행권 1분기 부실채권 비율이 전년말 대비 0.06% 포인트 상승한 2.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한 것이다.
은보감회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약 8800억 위안(약 152조원)어치 대출 원리금에 대한 상환 만기를 연장해 준 상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앞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최근 중국 은행권이 부채 상환을 유예해주는 정책 등으로 2240억 달러(약 276조원)의 신용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샤오위안치 은보감회 대변인은 “코로나19로 비교적 심각한 타격을 입은 영세기업, 요식, 숙박업계에서 부실채권이 비교적 빠르게 늘었지만, 이는 우리의 예측 범위”라고 강조했다.
샤오 대변인은 “앞으로도 은행권 부실채권이 늘어나겠지만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내 기업들이 조업을 재개한 데다가, 당국이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응책을 취한 게 차츰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전반적인 금융시장 위험은 통제되고 있으며 일부 중소은행들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상은행.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