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속 반지하 사라지나…SH공사, 거주민 지상으로 이전 추진

2020-05-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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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결로·곰팡이 등 주거 질 저하…공간복지 시설로 탈바꿈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반향을 일으켰던 반지하 공간에 더는 사람이 살지 않게 하겠다고 29일 선언했다.

SH공사는 현재 다세대·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반지하 총 671호를 보유하고 있다. 이 공간에 거주하는 세대를 지상층으로 옮기고 빈 반지하는 창업교실, 우편·택배 보관소, 주민 커뮤니티 등 복지 시설로 바꿀 예정이다.

나아가 반지하가 있는 노후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철거하고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SH공사는 이렇게 바뀔 반지하를 '기회가 생기는 층'이라는 의미에서 '기생층'이라고 명명했다.

노후 다가구·다세대주택의 반지하 공간은 일조량이 부족하고 습도가 높다. 환기도 잘 안돼 누수와 결로, 곰팡이 등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서 장기간 거주하는 공간으로는 부적합한 실정이다.

현재 SH공사는 1만8414가구의 다세대·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반지하는 총 671가구(3.6%)에 이르고, 사용년수도 평균 26년으로 노후화가 심하다. 반지하 가구 중 108가구는 누수, 결로, 곰팡이 등이 심해 공간을 폐쇄하거나 주택공급을 유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반지하가 있는 노후 다가구·다세대주택은 철거하고 양질의 주택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신축할 정도로 상태가 양호한 다가구·다세대주택은 우선 반지하에 거주하는 임차인을 지상층으로 이주시키고 그 공간을 계절창고, 창업지원 시설, 지역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 지역에 필요한 공간복지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SH공사 소유 다가구·다세대주택의 반지하에는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반지하층을 창업지원시설, 주민소통방과 공유주방 등 지역의 열린 공간복지시설로 가꿔 반지하를 기회가 생기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H공사 소유 반지하의 리모델링 사례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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