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116조7967억원)에 비해서는 4조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 같은 기간 신규 계약 고객수와 건수도 저마다 171만1386명, 188만8358건으로 4570명, 5170건씩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증시가 패닉 국면에 들어섰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위기 속에 기회를 잡으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변동성이 큰 장에서 투자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랩어카운트는 증권회사에 자산을 예탁하면 금융자산관리사가 여러 가지 고객의 성향에 맞춰 자산운용을 하고 자산 구성과 투자자문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수십 개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와 달리 소수의 자산에 집중해 운용할 수 있는데다 1대1 맞춤형으로 자산을 관리해주며 매매 수수료가 없는 대신 고객이 수익을 봐야 증권사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산관리 서비스 문턱이 대폭 낮아진 점도 인기몰이 비결 중 하나다. 과거 3000만~1억원 수준이던 최소 가입금액은 최근 10만~1000만원대로 대폭 내려 접근성이 높아졌다. 2%대에 달하던 투자일임 수수료도 1%에도 못 미치는 0.5~0.7%로 떨어졌다.
투자자가 전문 자문사의 조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랩어카운트는 상대적으로 시류에 편승하지 못했다. 김현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랩어카운트 일임형 잔고는 2011년말부터 2019년말까지 총 잔고 기준으로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자문형 랩어카운트는 2011년에 비해 약 7억원 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업종)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던 고객들이 주가하락을 겪으며 자금 이탈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