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증시 변동성… 인버스‧레버리지 ETF투자자 혼란 여전

2020-04-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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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쇼크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인버스(하락장에서 수익을 냄)와 레버리지(상승장에서 수익을 냄)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뜨겁다. 이전과 같은 갑작스러운 급등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 속에 양극단으로 나뉘었던 투자자들의 '한탕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렇지 않았다. 지수가 횡보하거나 박스권이 펼쳐질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인버스·레버리지 거래대금 '쑥'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2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중 인버스·레버리지 종목에 거래대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 200 레버리지와 코스피200 인버스2X, 코스피200 인버스 등 19개 종목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5515억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의 65% 가까이 차지했다.

이런 상품들은 대부분 '매우높은위험(1등급)'으로 분류된다. 원금 손실 위험이 큰 데다 상품이 복잡해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아서다. 예를 들어 레버리지 상품은 '음(陰)의 복리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기초자산의 경우 가격이 10% 오른 뒤 다음날 10% 내리면 누적수익률은 -1%이 된다. 하지만 같은 기간 레버리지 ETF 누적수익률은 -4%가 된다.

이 때문에 기초자산이 횡보하게 되면 수익률이 급격히 내려갈 수 있다. 실제 코스피가 1900선에 안착하며 반등을 시도했던 지난 17일 코스피200 종가는 255.02로, 1개월 만에 지난달 11일(257.01)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이 기간 KODEX레버리지 가격은 주당 1만870원에서 1만145원으로 7%가량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버스·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혼란스러운 심리만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 당시 반등 가능성이 높은 우량주들에 몰려갔던 투자자들의 방향성이 고위험 상품쪽으로 바뀌었다"며 "주식은 끊지 못하는데 변동 장세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 보니 투기성 자본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롤러코스터 장세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증시 상승을 낙관할 수도 없다. 2분기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충격 강도가 예상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증시가 W자 형태의 횡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며 "인버스와 레버리지 모두 평소보다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장세에선 수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아 투기성 자금 성격이 짙어졌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돌발악재 등장과 비이성적 과열 현상으로 변동성 장세가 여전하다"면서도 "이전과 같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버스 추격매수는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정점이 지난 상황에서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버스 투자를 지양할 것을 권했다.

◆금융당국 "몰빵 투자는 위험" 잇단 경보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에서도 인버스·레버리지 ETF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장기 투자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 오히려 최근에는 투기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ETF가 지닌 긍정적인 측면이 가려질까 고심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더욱이 지나친 쏠림으로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높은 기대 수익률에는 높은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의 높은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투자 기간과 자금 용도를 고려해 투자하고, 이른바 '몰빵 투자'나 '묻지마식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출을 활용한 주식 투자는 더 위험하다. 레버리지 투자는 높은 이자 비용과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주식을 강제로 팔아서 빌린 돈을 회수하는 것)로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최근 금융시장에서 고위험 상품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 경계심을 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도 고위험·고수익 금융상품 판매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사가 시장이 초기의 공포에서는 벗어났다고 고객들을 고위험 상품으로 인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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