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로나19에 '사상 최악의 해'... 연간 영업익 ‘3조도 어렵다’

2020-04-24 05:37
  • 글자크기 설정

실물타격 2분기 본격화 적자전환 전망도

급여 반납·유동성 관리... 생존전략 집중

현대자동차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사실상 역성장을 한 가운데, 2분기 이후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최악의 연간 실적을 냈던 2018년에도 못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2분기 본격화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부터 현대차의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화 가능성은 적지만 일각에서 영업이익 적자전환도 조심스럽게 점칠 정도다. 현대차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향이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살이 아니다. 코로나19에도 그나마 선방했다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은 90만337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 줄어든 수치다(도매판매 기준). 특히 현대차의 분기 판매량 100만대가 무너진 것은 2011년 3분기(99만1694대)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공장의 가동 중단 등으로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반토막이 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현대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4월 수출은 12만6589대로 관측된다. 현실화되면 작년 동월 대비 40% 넘게 감소하게 된다.

당초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 총 판매량(459만대)보다 9만대 늘어난 468만대로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0조원과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었다. 올해 주력 세단 ‘그랜저’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등 신차들이 줄 이어 출시돼 보수적인 목표라는 평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현대차는 지난해 말 잡았던 새해 목표를 완전히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과 중국에서의 사업 부진과 리콜 비용 부담 등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2018년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2018년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으로 2010년 이후 최저였다.

◆현대차 올해 목표 ‘성장’에서 ‘생존’으로 전환
실제 현대차의 올해 목표가 ‘성장’에서 ‘생존’으로 바뀌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현금 유동성 확보가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 현금 유동성 규모는 10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8조9500원) 대비 무려 16.2%가 증가한 수치다. 앞서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안정적 사업운영을 위한 유동성 관리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임원들도 앞장서 회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일 계열사 임원들이 이달부터 급여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적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2009년과 2016년에도 자발적으로 급여를 반납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향후 수요 및 판매 전망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전략적 재고 및 판매 운영,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빠른 회복이 가능하도록 유동성 관리 강화, 적정 재고 수준 유지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요인에 의한 공장가동 중단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 해외요인에 의해 공장가동 중단이나 판매 급감이 확대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투싼 등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