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원유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약 190만 b/d의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고, 5월에는 생산 중단 규모가 200만b/d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원유 저장시설이 모두 채워질 경우, 2분기에 발생할 2100만 b/d 규모의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생산 중단에 대한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리스타드사는 “생산 중단은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이며, 생산을 완전히 종료시키는 것보다 손실이 있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운영하는 것이 더 경제적인 경우도 종종 있다”며 “저장시설의 부족으로 일부 운영자들에게는 생산 중단이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닌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석유 규제기관 노스다코타(North Dakota)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생산 중단 규모는 바켄 지역을 중심으로 17.5만 b/d으로 추정되며, 5월에는 다수의 셰일 지역에서 17.7만 b/d 규모의 생산 중단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가 지속되면 2021년 말까지 미국 석유회사 533곳이 파산하게 될 것이며, 10달러 대로 떨어지면 1100곳 이상이 파산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의 많은 석유회사들이 좋은 시절에 너무 많은 부채를 쌓았다. 라보뱅크의 라이언 피츠모리스 에너지 전략가는 "이번 침체에서 많은 기업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사상 최악”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정부의 코로나 긴급지원 대책의 영향으로 전체 주식 시장이 극적인 반등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S&P 500의 에너지 부문은 올해 가치의 40% 이상을 잃었다.
노블 에너지(Noble Energy), 할리버튼(Halliburton), 마라톤 오일(Marathon Oil), 옥시덴탈(Occidental) 등은 가치의 3분의 2 이상을 잃었다. 다우지수에 편입되어 있는 엑손모빌(ExxonMobil)도 38%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도입한 원유가 제때 처리되지 못한 채 남아 돌고 정제한 석유 제품도 팔리지 않아 저장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비축시설 용량은 총 1억 3500만 배럴 중 9600만 배럴이 채워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글러볼 정유업계 모두 비축유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가동률 조정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