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두고 질본은 깎고?… 2차 추경 연가보상비 삭감 놓고 공방

2020-04-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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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예산안 불포함 34개 기관도 예산집행지침 변경해 집행하지 않을 것"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가 공무원 연가보상비를 삭감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 부처와 기관은 삭감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21일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공직자 인건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와 지방 국립병원의 연가보상비는 삭감됐지만 청와대와 국회, 국무조정실 등의 연가보상비는 그대로 유지됐다고 지적했다.

2차 추경안에 따르면 연가보상비 삭감 부처는 △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국방부 △국세청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대법원 △법무부 △보건복지부 △산림청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이다.

연구소 측은 "모든 공직자의 연가보상비를 일괄적으로 삭감하지 않고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특정 공직자의 연가보상비만 삭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합리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으면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기획재정부는 "추경안의 신속한 심사와 통과를 고려해 연가보상비 감액 부처를 최소화했다"며 "인건비 규모가 크고, 다른 재정사업이 추경안에 포함된 20개 중앙행정기관의 연가보상비만 삭감했다"고 해명했다.

추경안에 담긴 다른 재정사업의 심의를 위해 국회 상임위가 열리는 부처 중심으로 연가보상비를 삭감해야 국회 통과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는 것이다.

또한 추경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34개 중앙행정기관에 대해서도 추경안 국회 통과 직후 예산 집행지침을 변경해 실제 연가보상비가 집행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는 부대의견을 넣어 동의를 얻을 계획이다.

다만 연가보상비가 없는 교원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소방관은 삭감 대상에서 제외한다.

기재부의 해명에 대해 연구소 측은 재반박에 나섰다. 예를 들어 금융위원회의 경우 연가보상비 삭감액은 3억원에 불과하며, 금융위의 재정사업은 추경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나머지 34개 기관의 연가보상비를 예산 지침 변경으로 집행하지 않겠다고 한 점도 '사후약방문'이며, 오히려 국회의 예산심의와 상관없이 집행 절차를 변경해 예산 집행 내역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예산 심의를 무력화하는 나쁜 선례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서류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안과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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