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지분 92.73%를 약 2000억원에 사들인 뒤 3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의 부실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인수했다. 당시 조성한 사모펀드(PEF) 규모는 6500억원 수준이고, 추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된 돈은 1조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투입한 돈 등을 고려해 매각가를 1조원 내외로 봤다.
문제는 산업은행의 생각과 시장에서 보는 KDB생명 가격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었다. 산업은행이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려면 장부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은 받아야 하지만, 시장에서 보험사의 장부가는 삼성생명이 PBR 0.25배, 한화생명은 PBR 0.1배 등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산업은행은 2014~2016년 KDB생명을 매각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작년 9월 네 번째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시장에서 KDB생명의 매각가를 2000억~8000억원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매각가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결국 눈높이를 낮춘 산업은행에 JC파트너스가 반응한 것이다. 매각의 발목을 잡았던 가격 외에 실적과 금융당국 리스크도 해소됐다.
KDB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44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AS)에서 ‘적기시정조치’를 피했다.
경영실태평가는 보험회사의 △경영관리 △금리·투자·유동성 리스크 △자본 적정성 △수익성 등 7개 리스크 부문을 각각 등급제로 평가하는 제도로, KDB생명은 금감원으로부터 잠정등급을 받았다. 평가 결과는 1~5등급으로 나뉘는데, 통상 3~4등급부터 적기시정조치가 이뤄진다. KDB생명이 통보받은 잠정등급은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아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에 발목을 잡았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며 "2000억원이라는 가격에 JC파트너스 외에도 관심있는 후보자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조원대로 거론되던 몸값을 확낮춘 KDB생명이 경영정상화되면서 매각의 청신호가 켜졌다.[사진=KDB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