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카카오, 디지털손보사 설립 '지연'

2020-04-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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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인가 신청 계획 6개월째 지연

내년 상반기 내 영업 개시 불투명

지분구조·주력상품 구성 등 이견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가 협업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손해보험사(일명, 카카오-삼성손보)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두 회사가 금융당국에 예비인가신청 계획을 6개월여 미루면서 내년 상반기 내에 영업 개시가 불투명해졌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 간에 지분 합의가 확정되지 못한 데다, 자동차보험 상품에 주력하면 시장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삼성화재가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는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 일정을 오는 6월 말로 늦췄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의 예비인가 신청 계획 지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말까지 디지털손보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신청을 할 계획이었지만 올 3월로 미뤘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양사의 투자 지분 등 세부 투자방안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카카오-삼성손보에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60~70%, 삼성화재가 15%가량을 투자해 설립을 추진했다. 경영권은 카카오페이가 갖고,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현 지분 구조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양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이 금산분리 원칙에 적용받지는 않지만,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카카오가 금융사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차 등이 합작해 설립한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보험사인 한화손보의 지분이 75.1%에 달한다. 산업자본인 SK텔레콤과 현대차의 지분은 각각 9.9%, 5.1%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은 벤처캐피털인 알토스벤처스(9.9%)가 투자했다. 경영권 역시 보험사인 한화손보가 갖는다.

전자금융업으로 등록된 카카오페이 역시 당장 지분을 확대할 여력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5월 말까지 카카오페이증권에 138억원 규모의 출자를 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며 출범시킨 인터넷전문 증권사다.

자동차보험 등 향후 주력 상품에 대한 견해도 양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삼성손보의 자동차보험 출시를 반대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 측은 디지털손보 특성상 자동차보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현재까지 지분 구성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상반기 내에는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해 차질 없이 카카오-삼성손보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상품에 대해서는 "카카오-삼성손보가 생활밀착형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것은 맞지만 자동차보험 등 삼성화재와 겹치는 상품군에 대해서는 조율 중"이라며 "이외 다양한 상품출시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손해보험사가 지분과 상품구성을 놓고 난항에 빠졌다. 서울 서초 삼성화재 본사.[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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