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 한국인 11명 등 해외 고립 원양어선원 긴급 귀국 지원

파푸아뉴기니 인근 해상에서 침몰된 원양어선에서 구조된 선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고립되자, 정부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보내 이들의 귀국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외교부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이날 오전 8시경 파푸아뉴기니 라바울항에 입항해 선박 침몰로 고립됐던 원양어선원 25명의 귀국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립된 원양어선원 25명 가운데 한국인은 11명, 인도네시아인과 베트남인은 각각 6명, 필리핀인은 2명이다.

한성기업 소속 원양어선인 ‘림 디스커버러호’는 지난 3월 21일 파푸아뉴기니 해상에서 암초와 충돌해 침몰했다. 침몰 당시 선원들은 구명보트에 전원 탑승해 인명피해는 없었고, 필리핀 선박에 의해 구조돼 지난달 23일 라바울항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파푸아뉴기니의 공항과 항만이 폐쇄되고, 국경봉쇄와 이동금지 조치로 선원들의 즉시 귀국이 어려워졌다. 이들은 항만 인근 호텔로 이동한 뒤 현재까지 격리된 상태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침몰사고 어선원의 정신적·육체적 안정을 위해서 내·외국인 선원을 불문하고 귀국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이어 남극 연구 항해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올 예정이던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의 아라온호를 통한 귀국 지원 방안을 검토, 외교부와 법무부와의 공조를 추진했다.

주파푸아뉴기니 한국대사관은 현지 정부의 항만 폐쇄 및 이동금지 조치상황에서 예외적으로 아라온호의 특별 입항 허가를 받았다. 또 선박 침몰사고로 선원들의 여권, 비자 등이 모두 소실됐다는 점을 고려해 현지 각국 대사관에서는 발급받은 여행증명서를 여권을 대신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법무부는 14명의 외국인 선원들이 국내 입국 비자를 발급받기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국내 입국을 허가하기로 했다.

아라온호를 통한 귀국 과정에서의 방역 조치도 철저하게 진행된다. 모든 선원은 파푸아뉴기니 현지에서 발열 검사 등을 통해 증상 유무를 확인한 후 아라온호로 이동하고, 승선 직후에도 발열을 체크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3월 12일에 수립한 ‘아라온호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아라온호 승선원과 원양어선원의 생활공간, 식사 공간 및 시간을 철저히 분리한다. 이어 선박 내 공기순환장치를 차단해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원양어선원 전원에게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지급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관리하고, 귀국 후 2주간은 자가격리 조치한다.

오운열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정부는 머나먼 바다에서 조업을 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한 공항·항만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양어선원들의 귀국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국토부·외교부 등과 협의해 전세기 투입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