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의 진격, 전반전 승자는 현대차

2020-04-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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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로나19' 폭락장 속 6% 상승··· 삼성전자 1%대 그쳐

순매수 상위 10위 중 개별 종목 일제히 올라··· ETF·ETN은 '우수수'

최근 이어진 폭락장 속에서 기회를 엿본 동학개미들이 몰리면서 순매수 1·2위에 오른 삼성전자와 현대차 중 현대차가 더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일명 '동학개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했지만 이달 들어 상승률은 현대차가 더 높다. 현대차와 삼성전자 외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였던 종목들 대부분이 급락장 속에서도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순매수 2위 현대차, '코로나19' 폭락장 속 6% 상승··· 이달 들어 18%↑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거래일보다 1400원(1.41%) 오른 1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11만8000원으로 출발한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0일 연 최저점인 6만5000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반등했다. 4월 이후 상승률이 약 18%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매수에 이어 기관들도 '사자' 행렬에 동참하며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현대차 주식을 906억원가량 사들였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제외한 개별종목 중에선 삼성전자에 이어 둘째로 많은 규모다. 기관들도 이달 들어 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 중에서는 현대차를 가장 많이 매수했다.

반면 '동학개미운동' 선봉장으로 꼽히던 삼성전자의 경우 현대차보다 이달 들어 상승률이 적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2200원(4.49%) 오른 5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주가는 12%가량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 폭락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12일 주가(5만800원)와 비교하면 1.18%가량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는 약 6% 상승했다.

투자자마다 매수 단가와 규모는 달라 정확한 수익률은 가늠키 어렵지만, 폭락장이 시작된 시점과 현재 주가를 비교해 보면 현대차 주가의 상승폭이 더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우량주를 저점 매수했다는 측면에서 현대차나 삼성전자 모두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며 "다만 자동차 업종이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크게 받으며 현대차 주가 변동 폭이 보다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엔 주가가 급격히 낮아졌지만,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대된 이후 오히려 경쟁사들보다 상황이 나아졌다는 분석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역별 생산 비중이 한국 36%, 중국 21%로 생산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비중이 경쟁업체들보다 낮다"며 "경쟁사들의 경우 미국과 유럽 의존도가 높아 실적과 유동성 문제가 거론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순매수 1~10위 중 개별 종목도 일제히 상승

'동학개미'들이 사들인 다른 종목들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 중에서 삼성전자 우선주, SK하이닉스, 삼성SDI,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들 종목 중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며 주가가 22.49% 급등했다. 삼성SDI(2.32%), 삼성전자 우선주(2.20%), SK하이닉스(1.57%)도 소폭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최근 매수세를 두고 과거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에 주가가 급락했을 때도 개인들의 '사자' 행렬이 나타났지만, 이번 위기의 경우 자금 유입 규모가 과거보다 크고,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는 흐름과 대상 면에서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그러나 '빚'을 내서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 있고, 과거와 달리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으며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인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16일 기준 8조798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달 12일 10조원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코로나19 폭락장이 시작한 직후 되레 감소했다. 주식 투자를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월 말 31조원에서 이달 초 47조원까지 치솟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30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는 1800선에서 등락했다"며 "한국이 코로나19 파장을 면저 겪고 진정 국면에 돌입한 것과 함께 '동학개미운동'으로 표방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열풍이 완충 기제로 기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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