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아직도 절 아이돌 가수라고 생각해요. 득이 될 때도 있고 실이 될 때도 있죠. 영화 오디션 볼 때도 '이젠 노래 안 할 거냐'고 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대답하죠. 실제로도 연기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음악도 패션도 관심이 많지만 (연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예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서요."
배우 허가윤(30)은 지난 2009년 그룹 포미닛으로 데뷔했다. 유려한 춤 실력과 시원시원한 가창력 그리고 멤버들의 톡톡 튀는 개성으로 단박에 인기 덤에 오른 포미닛은 '핫이슈' '뮤직' '미쳐'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대중에 사랑받았다
허가윤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받던 메인보컬이었다. 그가 포미닛 해체 후 배우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팬들뿐 아니라 대중들까지 아쉬워하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화 '아빠는 딸'(2017) '배반의 장미'(2018) '마약왕'(2018) 등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많은 분께 인정받고 다시 노래하겠다"라며 굳건한 의지를 내비쳤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배우로서 욕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제 생각보다 (사람들이 절 볼 때) 아이돌 가수라는 편견이 크더라고요. 벽에 부딪힐 때도 많았고요. 저보다 제 주변 분들이 힘들어하고 걱정이 많아서 덩달아 저도 마음이 안 좋았어요. 하지만 긴 시간 휴식을 가지면서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고 여유를 즐기게 됐죠. 이제 대중에게 '허가윤'이라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주경제는 최근영화 '서치 아웃'(감독 곽정) 개봉을 앞둔 배우 허가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차근차근 조연부터 시작해 온 허가윤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된 작품이다.
영화는 경찰준비생 성민(이시언 분)과 '취준생' 준혁(김성철 분)이 같은 고시원에서 살던 소녀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흥신소 해커 누리(허가윤 분)와 SNS 계정을 추적하며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첫 주연작이라 부담도 커요. 하지만 전작에선 제 연기를 잠깐잠깐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잖아요. 친구들에게 '어떻냐'고 물어도 '너무 잠깐 나와서 모르겠다'고 하고…. 하하하. 긴 호흡으로 연기할 수 있었던 게 좋았어요."
허가윤이 연기한 누리는 흥신소 '착한 사람'의 직원이다. 저보다 몇 배는 큰 남자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누리는 똑 부러지는 성격과 말투를 가진 인물. 허가윤은 "할 말 다 하는 성격이 매력적인 아이"라고 소개했다.
"흥신소라는 곳이 무서울 수도 있는데 기 안 죽고 할 말은 다 해요. 그게 참 멋있더라고요. 또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일을 척척 해결하잖아요. 그런 모습에서 매력을 느껴 연기하게 됐어요."
그는 누리 캐릭터를 연구하며 우리 가까이에 있는 평범한 청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요즘 친구들에 관해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누리의 말투나 성향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누리 캐릭터를 위해 요즘 친구들의 성향을 짚어봤어요. 그러다 보니 누리의 성격은 물론 요즘 친구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누리가 센 척하지만 이면에 상처를 숨기고 있잖아요. 여린 모습도 있고…요즘 친구들도 그런 거 아닐까요? 시원시원하게 말하고 있지만, 안에 여린 모습을 감추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실제로는 '컴맹(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허가윤은 '서치 아웃'을 통해 온라인의 세계와 충격적인 이면들을 깨닫게 되었다고. 지난 2013년 최소 130여 명을 죽음으로 이끈 극단적인 선택 게임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모티브로 한 '서치 아웃'과 최근 많은 이를 충격에 빠트린 'N번방 사건'의 연관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촬영은 2017년도에 이뤄졌어요. 당시에는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 관객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비슷한 일이 벌어져 놀랐어요. 종종 영화와 현실이 닮은 부분이 있잖아요. 영화를 다시 보며 '머릿속으로만 조심할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포미닛 시절 앨범 홍보 등을 위해 SNS를 개설했지만 여간 다루기 어려운 게 아니라고. 그는 "SNS에 그렇게 많은 기능이 있는 줄 몰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SNS에) 다이렉트, 장소 태그 등의 개념을 알게 됐어요. 나는 무심코 올린 사진인데 누군가에게는 정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SNS의 무서운 이면 같아요."
'서치 아웃'은 누리와 성민 그리고 준혁의 '팀플레이'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실제로도 세 배우간 호흡이 좋았다며 촬영장을 회상했다.
"(이)시언 오빠와 (김)성철이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라 연기할 때 어려움이 없었어요.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죠. 시언 오빠는 끊임없이 애드리브를 하고 리액션이 좋아서 그에 따라 제 연기도 변했어요. 호흡을 주고받는 게 좋았어요. 성철이는 같은 헬스장을 다니는데 끝나면 커피 한잔하면서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서치 아웃' 시나리오 속 성민과 준혁, 누리는 시종 진지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배우들을 만나고 '호흡'으로 살아나며 웃음 코드 또한 늘어났다고.
"야외 신이 많아서 장면을 더 만들거나 크게 변화를 줄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추면서 (시나리오 보다) 더 가볍고 유쾌해졌죠. 거의 시언 오빠가 주도한 거예요. '이 장면은 이렇게 (연기) 해도 괜찮지 않아?' 하면서…같이 맞춰 간 거죠."
작품과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여느 신인배우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아이돌 가수 출신에게 쏟아지는 편견과 오해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마약왕'도 여느 신인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오디션을 보고 따낸 역할이에요. 우민호 감독님은 제가 포미닛 출신인 줄도 몰랐대요. 그런데도 오해를 받기 마련이고…저는 더 꾸준하고 열심히 해내야죠."
포미닛 출신 권소현, 남지현 역시 배우로 전향한 상태. 아직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만나면 연기적인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다고.
"만날 때마다 새로워요. '이 친구에게 이런 면이 있었네?' 놀라곤 하죠. 그룹 활동할 땐 지겹고 새로움이 없었는데…계속해서 새로운 면을 찾게 되는 거 같아요. 우리가 이런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될 줄이야!"
배우 활동을 하며 자신을 들여다보는 법도 알게 됐다. 앨범 제작이며 해외 활동까지 빠듯한 아이돌 스케줄과는 달리 여유로운 배우 생활은 허가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쉬어서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공허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극심해지고요…. 여유를 즐기는 법을 몰라서 갑작스레 여유로워지니 두려웠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이제 내 직업은 배우'라고 생각하면서 그 여유를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마음이 좋아지더라고요. 조금씩 저 스스로에 관해 성찰하고 시간 쓰는 법을 다시 익히게 됐죠."
타인이 바라보는 화려한 허가윤이 아닌 내면에 집중하게 되며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져만갔다고.
"사람들은 포미닛 시절을 생각하며 막연히 제가 밝을 거로 생각해요. 거기에 맞춰서 연기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진짜 나를 보여주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부러 꾸미지 않기로 했어요."
그는 배우로서 가져가고 싶은 지향점에 관해 말하기도 했다. 언제나 의외의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어느 작품에 제가 출연하면 '어, 허가윤이네'가 아니라 '어? 허가윤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저런 모습도 있네' '저렇게도 할 수 있네'라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은 거죠."
배우 허가윤(30)은 지난 2009년 그룹 포미닛으로 데뷔했다. 유려한 춤 실력과 시원시원한 가창력 그리고 멤버들의 톡톡 튀는 개성으로 단박에 인기 덤에 오른 포미닛은 '핫이슈' '뮤직' '미쳐'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대중에 사랑받았다
허가윤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받던 메인보컬이었다. 그가 포미닛 해체 후 배우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팬들뿐 아니라 대중들까지 아쉬워하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화 '아빠는 딸'(2017) '배반의 장미'(2018) '마약왕'(2018) 등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많은 분께 인정받고 다시 노래하겠다"라며 굳건한 의지를 내비쳤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배우로서 욕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주경제는 최근영화 '서치 아웃'(감독 곽정) 개봉을 앞둔 배우 허가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차근차근 조연부터 시작해 온 허가윤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된 작품이다.
"첫 주연작이라 부담도 커요. 하지만 전작에선 제 연기를 잠깐잠깐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잖아요. 친구들에게 '어떻냐'고 물어도 '너무 잠깐 나와서 모르겠다'고 하고…. 하하하. 긴 호흡으로 연기할 수 있었던 게 좋았어요."
허가윤이 연기한 누리는 흥신소 '착한 사람'의 직원이다. 저보다 몇 배는 큰 남자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누리는 똑 부러지는 성격과 말투를 가진 인물. 허가윤은 "할 말 다 하는 성격이 매력적인 아이"라고 소개했다.
"흥신소라는 곳이 무서울 수도 있는데 기 안 죽고 할 말은 다 해요. 그게 참 멋있더라고요. 또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일을 척척 해결하잖아요. 그런 모습에서 매력을 느껴 연기하게 됐어요."
그는 누리 캐릭터를 연구하며 우리 가까이에 있는 평범한 청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요즘 친구들에 관해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누리의 말투나 성향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누리 캐릭터를 위해 요즘 친구들의 성향을 짚어봤어요. 그러다 보니 누리의 성격은 물론 요즘 친구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누리가 센 척하지만 이면에 상처를 숨기고 있잖아요. 여린 모습도 있고…요즘 친구들도 그런 거 아닐까요? 시원시원하게 말하고 있지만, 안에 여린 모습을 감추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실제로는 '컴맹(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허가윤은 '서치 아웃'을 통해 온라인의 세계와 충격적인 이면들을 깨닫게 되었다고. 지난 2013년 최소 130여 명을 죽음으로 이끈 극단적인 선택 게임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모티브로 한 '서치 아웃'과 최근 많은 이를 충격에 빠트린 'N번방 사건'의 연관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촬영은 2017년도에 이뤄졌어요. 당시에는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 관객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비슷한 일이 벌어져 놀랐어요. 종종 영화와 현실이 닮은 부분이 있잖아요. 영화를 다시 보며 '머릿속으로만 조심할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포미닛 시절 앨범 홍보 등을 위해 SNS를 개설했지만 여간 다루기 어려운 게 아니라고. 그는 "SNS에 그렇게 많은 기능이 있는 줄 몰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SNS에) 다이렉트, 장소 태그 등의 개념을 알게 됐어요. 나는 무심코 올린 사진인데 누군가에게는 정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SNS의 무서운 이면 같아요."
'서치 아웃'은 누리와 성민 그리고 준혁의 '팀플레이'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실제로도 세 배우간 호흡이 좋았다며 촬영장을 회상했다.
"(이)시언 오빠와 (김)성철이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라 연기할 때 어려움이 없었어요.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죠. 시언 오빠는 끊임없이 애드리브를 하고 리액션이 좋아서 그에 따라 제 연기도 변했어요. 호흡을 주고받는 게 좋았어요. 성철이는 같은 헬스장을 다니는데 끝나면 커피 한잔하면서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서치 아웃' 시나리오 속 성민과 준혁, 누리는 시종 진지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배우들을 만나고 '호흡'으로 살아나며 웃음 코드 또한 늘어났다고.
"야외 신이 많아서 장면을 더 만들거나 크게 변화를 줄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추면서 (시나리오 보다) 더 가볍고 유쾌해졌죠. 거의 시언 오빠가 주도한 거예요. '이 장면은 이렇게 (연기) 해도 괜찮지 않아?' 하면서…같이 맞춰 간 거죠."
작품과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여느 신인배우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아이돌 가수 출신에게 쏟아지는 편견과 오해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마약왕'도 여느 신인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오디션을 보고 따낸 역할이에요. 우민호 감독님은 제가 포미닛 출신인 줄도 몰랐대요. 그런데도 오해를 받기 마련이고…저는 더 꾸준하고 열심히 해내야죠."
포미닛 출신 권소현, 남지현 역시 배우로 전향한 상태. 아직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만나면 연기적인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다고.
"만날 때마다 새로워요. '이 친구에게 이런 면이 있었네?' 놀라곤 하죠. 그룹 활동할 땐 지겹고 새로움이 없었는데…계속해서 새로운 면을 찾게 되는 거 같아요. 우리가 이런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될 줄이야!"
배우 활동을 하며 자신을 들여다보는 법도 알게 됐다. 앨범 제작이며 해외 활동까지 빠듯한 아이돌 스케줄과는 달리 여유로운 배우 생활은 허가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쉬어서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공허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극심해지고요…. 여유를 즐기는 법을 몰라서 갑작스레 여유로워지니 두려웠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이제 내 직업은 배우'라고 생각하면서 그 여유를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마음이 좋아지더라고요. 조금씩 저 스스로에 관해 성찰하고 시간 쓰는 법을 다시 익히게 됐죠."
타인이 바라보는 화려한 허가윤이 아닌 내면에 집중하게 되며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져만갔다고.
"사람들은 포미닛 시절을 생각하며 막연히 제가 밝을 거로 생각해요. 거기에 맞춰서 연기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진짜 나를 보여주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부러 꾸미지 않기로 했어요."
그는 배우로서 가져가고 싶은 지향점에 관해 말하기도 했다. 언제나 의외의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어느 작품에 제가 출연하면 '어, 허가윤이네'가 아니라 '어? 허가윤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저런 모습도 있네' '저렇게도 할 수 있네'라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