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본 곳곳 응급의료 체제 붕괴…"이탈리아처럼 될 수도" 위기감

2020-04-12 11:44
  • 글자크기 설정

응급병원 병상과 의료인력 부족 심각

"중증환자 병상 이탈리아 절반" 우려

일본 응급 의료체제 붕괴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7일을 전후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다. 

일본 전체 확진자는 11일 기준으로 전체 확진자는 7638명에 달한다. 이날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만 743명에 달한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환자 수용 시설은 물론 각종 의료 장비의 부족이 심화하면서 의료 체제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12일 전했다. 

신문은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응급 환자를 수용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면서 "결국 많은 환자들이 일반 중증환자를 위한 구명구급센터(응급의료센터)로 집중된어 다른 중증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병상과 각종 의료장비, 의료인력 부족을 심화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연일 보도하고 있다. 특히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해 필수적인 마스크와 방호복 부족을 호소하는 병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시내 병상이 이미 모자라"···"이탈리아처럼 되지 말란 법 없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도쿄도의 경우 의료 시스템의 붕괴는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NHK는 지난 10일 "매일 감염자가 새롭게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 환자가 하루 100명을 넘어서는 도쿄도는 병상을 매일 늘리면서 가까스로 버텨가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도쿄시내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상수는 1200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10일 기준으로 도쿄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환자 수는 이미 병상수를 웃도는 1400여명에 달한다. 

게다가 이대로 환자가 폭증할 경우 인공호흡기 부족 현상도 심화할 수 있다.

NHK는 "일본의 중환자 병상은 결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며,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발생했던 의료 붕괴 상황이 일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당장은 인공호흡기가 부족하지 않지만, 인구 10만명당 중환자 병상수가 이탈리아의 절반이하인 상황에서 중환자 의료 서비스의 붕괴는 매우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방송은 경고했다.
 
 지난 11일 평소보다 한산한 일본 도쿄의 코리아 타운의 모습 [사진=UPI·연합뉴스]
 


◆대형 응급센터로 모이는 코로나19 환자들···원내 감염 우려 ↑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병원들이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이송을 거부하면서 대형 응급의료시설인 구명구급센터로 코로나19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할 경우 일부 시설 기능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한 의료기관들이 발열·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의 이송을 거부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본응급의학회 대표이사인 시마즈 다케시 오사카대 교수는 아사히 신문에 폐렴이 의심되는 고령환자가 10여개의 의료기관에서 이송을 거절당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결국 환자들이 몰려드는 곳은 구명구급센터다. 원래 구명구급센터는 급성심근경색 , 뇌졸중, 심폐정지, 다발성 외상 중상 등 중증 응급환자를 주료 치료하는 곳이다.

인구 100 만명 당 최소 한 곳 혹은 각 현에 설치된 구명구급센터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전국 266 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최른 다른 병원에서 이송이 거부된 환자들이 몰리면서 병상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감염환자가 올 경우 다른 입원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은 더욱 줄어들며, 의료인력도 더욱 부족해 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응급 병상이 줄면서 과거와 같으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환자들이 생명을 살릴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게다가 비상사태 선포 뒤에는 환자들을 밀폐되거나, 밀집한 공간에 두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강화되어 응급실에 수용되는 환자 수는 더욱 줄고있다.

마스크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일본 내 마스크 출하량은 55억 장이며 이 중 44억 장이 해외에서 수입된 것이다. 그리고 무려 85%가 중국산이었다. 최근 중국산의 물량이 줄면서 마스크가 필수적인 병원들에서도 부족 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교토대학교병원은 향후 마스크 부족 현상을 우려해 직원들에게 주 1매 마스크를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나가와 현에 위치한 한 어린이 의료센터의 경우 마스크나 알코올 소독액 기부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말에는 마스크 부족으로 금고에서 마스크를 관리하기도 했으며, 1인당 한 주에 2장만 지급을 받아 씻어서 재사용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다만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11일 내달부터 월 3억장씩 일본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부족 현상은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생산은 소프트뱅크그룹 협력업체인 중국의 BYD가 맡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BYD에서 일반 의료용 마스크 2억장, N95로 불리는 고성능 마스크 1억장 등 총 3억장을 월 단위로 수입할 예정이다. 가격은 원가에 일본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1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한 뒤 눈을 감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