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 기로에 선 오프라인 유통③] 소비자 편익 높인 콘텐츠 마련 절실…"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2020-04-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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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온라인 업역 구분 무의미…상호 장점 최대한 교차 적용할 필요

구조조정 효과는 제한적…대형 유통사 기존 관습 버리고 구매 편익에 초점 맞춰야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전면적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과거 관습에 얽매여선 안된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답했다. 최근 업계 위기가 심각한 만큼 전면적 혁신을 도모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10일 전문가들은 최근 유통 대형사들이 조직개편에 나서는 점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이 같은 조치가 눈앞의 실적 부진만 해결하는 단편적 처방에 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보다 장기적인 비전과 혁신적인 콘텐츠 확보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유통 업계는 비대면 서비스, 정보통신(IT) 산업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시장으로의 변화 흐름에 놓여 있다"며 "더 이상 유통 대형사의 기존 모델은 통하지 않는다. 특히 기업이 'AC(After Corona·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혁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조직이 사실상 '제로 베이스(Zero Base)'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특히 대형 마트의 경우 내부적으로 혁신이 더뎠전 점도 있지만, 정부의 규제로 침체가 가속화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 역시 유통 기업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보다 유연한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업계가 온라인과의 업역을 구분 짓지 않고, 최대한 온라인 장점을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온라인 시장에 빠른 시일 내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며 "코로나 여파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는 것이 큰 문제다. 이 기간과 비례해 수요층의 온라인 선호는 보다 공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분명 규모가 큰 유통 대기업이 단기간 내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빠르게 내 것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시도는 계속 해야한다"며 "일단 고객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편집숍', '팝업 스토어' 등을 전면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온라인 쇼핑이 갖고 있는 첨단 이벤트 기법이나 가격 메리트를 갖춘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롯데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 업체가 완연한 수익 감소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게 된 배경은 이해하지만, 결론적으로 구조조정이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 같진 않다"며 "폐점 과정에서 다양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고,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의 상승 가능성도 있다. 또 노조의 반발 거세지는 부분도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형 유통 업체가 보다 긴 호흡에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이들 업체가 기억해야 할 부분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가격 상품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구매 편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대시키는 방안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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