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생의 무자녀 비중은 4.8%로 5%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1975년생은 6.8%, 1980년생은 12.9%로 10%를 넘어섰다. 1984년생의 무자녀 비중은 34.8%다. 다만 이 경우는 결혼 기간이 짧아 향후 출산의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자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한국의 무자녀 가구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출산을 필수가 아닌 개인의 선택으로 여기는 가치관의 변화가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20~49세 기혼여성 중 결혼기간이 5년 이상이며 자녀가 없는 경우를 '무자녀'로 정의하면, 서울(5.41%)·인천(4.85%)·경기(4.5%) 순으로 무자녀 비중이 높다. 비중이 낮은 지역은 광주(2.87%)·대구(3.18%)·울산과 전남(3.37%) 순이다.
30대에서도 유자녀 기혼여성의 대학원 이상 학력 비중은 6.5%, 무자녀 기혼여성의 대학원 이상 비중은 8.3%로 나타났다. 40대 이상에서도 무자녀 기혼여성의 대학원 이상 학력 비중은 7.6%로 유자녀 기혼여성 대비 2.6%p 높았다. 연령대와 관계없이 무자녀 기혼여성의 고학력자 비중이 일관되게 높게 나타났다.
남편의 직업 분포를 보면 유자녀 기혼남성은 △기능직 37.0% △전문·관리직 21.9% △사무직 18.9%, 서비스·판매직 18.5% 순이며, 무자녀 기혼남성은 △기능직 33.7% △전문·관리직 25.8%, △서비스·판매직 20.0% △사무직 16.8% 순이었다. 무자녀 기혼남성이 유자녀 기혼남성보다 전문·관리직과 서비스·판매직 비중은 각각 3.9%p, 1.5%p 높고, 기능직 비중은 3.3%p 낮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유자녀 기혼여성과 무자녀 기혼여성에게 자녀의 필요성과 그 이유를 설문한 결과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는 대답 중 자녀가 있는 경우는 52.4%, 없는 경우는 13%로 나타났다.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낫다"고 답한 경우 역시 유자녀 기혼여성은 32.6%, 무자녀 기혼여성은 25.7%로 집계됐다. 반대로 "없어도 무관하다"는 답변은 유자녀 기혼여성은 14.6%, 무자녀 기혼여성은 59.5%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경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유자녀와 무자녀 모두 "가정의 행복과 조화를 위해서"를 각각 82%와 69.8%로 1순위로 꼽았다. 두 번째 이유는 "심리적인 만족을 위해서"로 응답했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 이유로 유자녀 여성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29%)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25.2%)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15%) 등을 선택했다.
무자녀 여성은 △부부만의 생홀을 즐기고 싶어서(24.2%) △불임 등으로 자녀를 가질 수 없어서(19.9%)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고 싶어서(17.3%) 순이다. 유자녀 여성의 경우 현실사회의 어려움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은 반면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은 자유로운 생활이나 생물학적인 원인을 주된 원인으로 짚었다.
박 연구원은 "결혼 후 섣불리 출산으로 이행하지 못하는 현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산은 단지 가정 내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고용과 주거, 가치관 등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며 "청년층의 주거 해결, 일·가정 양립의 조직 문화를 조성해 결혼과 출산이 쉬운 사회로 체질적 개선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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