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9] 투표용지 인쇄 시작…가능성 희박해진 '단일화 효과'

2020-04-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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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막판까지 계속 설득한다지만…'사퇴 표기' 못하면 파괴력 반감

민주-정의 '진보 단일화' 사실상 무산…통합당, 컷오프 후보들과 '집안싸움' 난항

제21대 총선 투표용지 인쇄가 6일 전국적으로 시작되면서 판세의 최대 변수 중 하나인 지역구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됐다.

투표용지 인쇄 뒤에는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용지에 그대로 적혀나갈 수밖에 없어 단일화 효과는 크게 반감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범여권의 경우 우선 경남 창원 성산에서 진행된 '민주 진영' 단일화가 사실상 불발했다.

이곳 현역인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이흥석 민주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후보 적합도 조사 방법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영국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지난 4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결렬을 공식화하고 "진보진영이 승리한 역사가 있는 창원 성산을 적폐 세력, 반노동 세력에게 넘길 수 없다.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에 맞서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정일영 민주당 후보와 이정미 정의당 후보의 단일화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 후보의 경우 '독자노선'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낙천 뒤 무소속 출마한 민병두(서울 동대문을)·권성중(강원 원주갑) 민주당 후보 등도 여전히 완주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충북 청주 서원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오제세 의원은 출마의 뜻을 접으면서 이 지역구는 이장섭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단일화됐다.

반면, 통합당의 단일화 논의는 주로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와 공천탈락 후 무소속 출마한 후보 간 '집안싸움'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이에 당 일각에선 '보수 통합'의 대의 차원에서 수월한 단일화 합의를 예상했으나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선택받은 자'와 '선택받지 못한 자' 간 감정의 골이 깊은 데다가, 중앙당으로서도 같은 이유에서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서울 구로을(김용태 통합당·강요식 무소속) △서울 영등포을(박용찬 통합당·이정현 무소속) △인천 미추홀을(안상수 통합당·윤상현 무소속) △경기 하남(이창근 통합당·이현재 무소속) △청주 흥덕(정우택 통합당·김양희 무소속)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강석진 통합당·김태호 무소속) △대구 북구갑(양금희 통합당·정태옥 무소속) △대구 수성을(이인선 통합당·홍준표 무소속) △대구 달서갑(홍석준 통합당·곽대훈 무소속) △안동 예천(김형동 통합당·권오을, 권택기 무소속) △부산 진갑(서병수 통합당·정근 무소속) △공주·부여·청양(정진석 통합당·김근태 무소속) △충남 당진(김동완 통합당·정용선 무소속) △강원 강릉(홍윤식 통합당·권성동 무소속) 등 10여곳에서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이중 서울 구로을에 출마한 김용태·강요식 후보는 지난달 27일 시민사회단체 등의 중재를 통해 단일화 합의를 했지만, 이후 강 후보가 경선 시 '8% 가산점' 등을 요구하며 견해차를 보이면서 결국 전날 단일화 협상이 최종 무산됐다.

서울 영등포을과 충남 당진 등도 단일화 방식을 놓고 입장이 갈려 단일화가 결렬됐다.

특히 통합당의 경우 자당의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맞붙는 지역에서 여론조사상 무소속 후보가 우세했을 때 단일화 논의에 진통이 발생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무소속 후보는 '이길 수 있는 사람에게 몰아줘야 한다'는 논리로, 여론조사에서 열세한 통합당 후보는 '공당의 공천이 무력해진다'며 서로 양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인쇄소에서 직원들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를 인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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