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는 1분기 노사협의회에 투자신탁 운용제도 재검토 안건을 상정해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1분기 협의회는 통상 3월 초부터 한달간 진행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돼 이날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기업은행이 행내 각 그룹 사업 자체의 존폐가 걸린 사안을 협의회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은행권에서 초고위험 상품 판매 축소 등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투자신탁 운용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그만큼 초고위험 상품 판매 제도에 손질이 필요하다는 데 노사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기업은행은 환매가 중단되고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를 219억원, 라임자산운용 상품을 72억원어치 판매했다.
이번 협의회가 주목되는 것은 노사가 펀드 판매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까지 들여다보고 있어서다. 이 경우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말 기준 기업은행이 판매한 공모 및 사모펀드 전체 잔액은 9조322억원에 달한다. 펀드를 판매하는 국내 17개 은행(홍콩상하이은행 서울지점 포함)의 전체 잔액(104조4202억원) 가운데 8.6%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업은행이 올린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은 2017년 348억원에서 2018년 339억원, 지난해 337억원으로 감소세다. 신탁 부문 수익이 2017년 771억원에서 2018년 984억원, 지난해 1129억원으로 오름세인 점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전체 수수료 수익(7094억원)에서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수수료 수익을 포함한 총 비이자수익(1조1004억원)에서 신탁 부문 비중은 10.3%에 달한다.
기업은행 고위 임원은 "(투자신탁 운용 제도 재검토에 대한) 안건만 오른 상태라 어떠한 답안도 현재는 없다"면서도 "실무자들 토론을 통해 여러 안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