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파생결합증권(DLS)의 운용손실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유가급락이 계속될 경우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요구) 등 헤지(위험회피)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마진콜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과 유가 하락으로 해외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의 운용손실 위험이 고조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요국 지수·자원 가격 변동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LS를 대거 발행한 이후 헤지를 하기 위해 매수한 파생상품에서 마진콜이 발생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증권사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최근 ELS은 주가와 유가 폭락에 1조5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이미 원금손실 구간에 처해있는데, 증권사들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ELS에 헤지를 걸어놓았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규모 마진콜 사태로 대형 증권사마저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증권주들마저 투자심리가 주춤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번지기 시작한 지난 1월 20일 650.40이던 KRX 증권업지수는 이날 474.51에 거래됐다. 2개월 사이 약 27% 넘게 빠진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은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을 높였다"며 "ELS와 DLS를 판매한 증권사는 심각한 상황에 내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의 ELS 마진콜과 관련해 회사별로 리스크 관리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에 나선다. 현재 자본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라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마진콜을 어떻게 관리하고 규정도 잘 준수했는지가 중점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