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시중은행 작년 배당 4.7조…'실적 호조' 효과

2020-03-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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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작년 한 해 동안 4조7000억원에 가까운 고액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지난해 나란히 거둬들였던 역대 최대 실적에 기인한 행보다. 이 중에서도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다.

31일 시중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한국씨티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현금배당금 총액은 4조6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옛 외환은행과 옛 하나은행 간 합병 이후, 직접 비교 가능한 집계 자료 중 최대치다.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액 비율) 역시 51.6%로 전년보다 8.8% 포인트 상승했다.

고배당의 배경은 ‘호실적’이다. 6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연결 기준으로 9조223억원이다. 작년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우리금융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역대급 수준이다.

배당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배당액은 1조3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거둬들인 순이익 중 89.8%에 달하는 수치다. 배당액 규모도 직전년도의 3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작년이 지주 설립 첫해인 만큼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하고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배당 비중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의 작년 배당액도 6550억원으로 전년(1120억원) 대비 6배 가량 늘었다. 배당성향은 208.3%다. 직접적인 원인은 작년 1월 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이다. 당시 SC제일은행은 중간배당과 함께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기본자본을 줄이는(중간배당) 동시에, 보완자본(후순위채)을 늘려 BIS 비율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배당액(652억원)과 배당성향(22.2%)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2018년 8116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실시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지난해에는 일회성 요인이 없어 통상적인 수준으로 내려왔다.

국민·신한은행은 전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42.5%에서 44.9%로 소폭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배당금을 챙기는 주주는 금융지주나 모그룹”이라며 “결국 배당금이 이들 은행의 주인인 금융지주나 모그룹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돌아간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미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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