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애플' 꿈꾸다 왕훙으로 전향한 中기업인

2020-03-3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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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마트폰 제조업체 '스마티잔' 창업자 뤄융하오 CEO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어..."특기 살려 활약 기대"

과거 아이폰에 충격받고 창업...전자담배도 금지령에 '고배'

뤄융하오(羅永浩) 스마티잔(Smartisan·錘子科技)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폰과 전자담배가 아닌 라이브 스트리밍(실시간 인터넷 방송)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내달부터 쇼트 클립 플랫폼인 더우인(抖音, 틱톡)을 통해 제품 판매에 나선다.

29일 중국 대표 테크 전문 매체 36커(36氪)는 뤄융하오 CEO가 내달 1일부터 더우인을 통해 '다이훠(帶貨, 연예인이 사용한 물품이 대중 선호에 영향을 끼쳐 구매에 이르게 함)' 홍보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뤄 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마비된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한 판매 영업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며 "앞으로의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5세대(5G) 통신 보급 확대에 따라 더우인은 다양한 업종과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생할 것"이라며 더우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더우인의 막대한 접속량과 실시간 방송(라이브 방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서비스와 결합되면서 폭발적인 제품 판촉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더우인을 통해 스마티잔 제품이 아닌, 디지털 제품이나 도서, 가구·잡화를 판매할 것이라면서 타깃층은 중산층이라고 전했다. 

뤄 CEO가 지난 26일 더우인과 손잡고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든다고 밝힌 지 3시간 만에 팔로워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30일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기준 뤄 CEO의 팔로워 수는 342만명을 돌파했다.
 

뤄융하오(羅永浩) 스마티잔(Smartisan·錘子科技) 최고경영자(CEO)의 더우인 채널. [사진=쇼트클립 플랫폼인 더우인(抖音, 틱톡) 캡처]

왕훙(網紅)이 아닌 CEO가 직접 다이훠 홍보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왕훙은 왕뤄훙런(綱絡紅人)을 줄인 말로, 온라인에서 유명한 사람을 뜻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스타를 의미하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의 중국 버전인 셈이다. 

왕훙은 2010년 초반 등장해 SNS를 통해 인기를 끌며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연예인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왕훙들은 일상생활, 여행, 패션, 뷰티 등을 소재로 콘텐츠를 제작해 자신을 알리기만 했던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며 소비·유통, 증시 등 중국 경제 산업 분야에서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36커는 뤄 CEO가 자신의 특기를 살려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뤄 CEO는 중국 최고 명문 영어학원인 신둥팡(新東方)학원에 취직해 단번에 '스타 강사'가 된 경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입담이라면 왕훙 자리도 꿰차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2년 '중국의 애플'을 표방하며 스마티잔을 창업한 뤄 CEO는 현재 악성 채무자, 이른바 '라오라이(老賴)'로 낙인찍힌 상태다. 스마티잔이 계약을 위반하고, 스마트폰 충전기 납품업체에 약 6억원 상당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다. 앞서 뤄 CEO는 비즈니스 다변화의 일환으로 스마트폰이 아닌 전자담배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중국에서 전자담배 퇴출 움직임이 거세지자 결국 실패로 끝났다. 
 

뤄융하오(羅永浩) 스마티잔(Smartisan·錘子科技) 최고경영자(CEO)[사진=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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