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는 30일 정기 주총을 열고, 작년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승인 관련 안건들을 처리했다. 이로써 국내 5대 금융지주(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와 3대 지방지주(BNK·JB·DGB)들의 정기 주총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주총의 최대 이슈는 ‘회장 연임’이었다. 주총을 코앞에 두고, 국민연금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 지분 중 9.95%, 우리금융 지분 중 7.89%를 각각 보유 중이다. 그러나 나머지 주주들의 설득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양 회장은 우호 지분들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무난한 연임에 성공했고, 국민연금의 반대는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이외 김지완 BNK금융 회장 역시 이번 주총을 통해 연임을 확정지었다.
사외이사 선임안도 순조롭게 처리됐다. 각 금융지주들이 이번 주총서 내세운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에 향후 1년 내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은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한층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차기 회장 후보를 추려내는 과정서 사외이사가 갖는 권한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총 참석 인원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일례로 하나금융의 경우 주총 참석자가 70명 수준으로, 전년(100명) 대비 30여명 가량 줄었다. 각 금융지주들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사고 발생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온라인 현장 생중계를 실시하기도 했다.
주총 현장서 발생한 최대 해프닝은 KB손해보험 노조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관련 논란이다. KB금융 주총장에 참석한 KB손보 노조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건) ‘성과 부풀리기’가 아니냐”란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과거 유럽과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인수전 참여의 타당성을 증명했고 “계산 안했겠느냐”라는 일침을 가하며 상황을 마무리지었다. 이외 신한금융 주총장 앞에서는 ‘라임 펀드’ 부실 판매 피해자들이 모여 “(조용병 회장의) 피해 대책 없는 연임은 불가하다”는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