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그간 무당(無黨)층을 특징으로 매번 총선판의 변수로 작용해왔다. 특히 ‘여론’과 ‘바람’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쉽사리 표심을 드러내지 않고 실제 투표를 통해서만 민심을 드러냈다.
여야는 제1당 사수를 위해 ‘중도층’을 겨냥한 수도권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격전지의 경우 막판까지도 안갯속 승부가 예상된다.
◆수도권 5% 이내 ‘32곳’ 최대 격전지
서울은 전체 49곳 지역구 중 중구성동을(지상욱)·용산(진영)·광진갑(전혜숙)·강북갑(정양석)·노원갑(고용진)·양천을(김용태)·금천(이훈)·영등포을(신경민)·동작갑(김병기)·관악갑(김성식)·관악을(오신환)·송파갑(박인숙)·송파을(최명길)·강동갑(진선미)·강동갑(심재권) 등 16곳에서 5% 내 승부가 펼쳐졌다.
경기도에선 전체 60개 선거구 중 문희상 국회의원이 ‘5선’에 오른 의정부갑을 비롯해 성남중원구(신상진)·안양동안을(심재철)·안산상록을(김철민)·안산단원갑(김명연)·안산단원을(박순자)·고양을(정재호)·의왕과천(신창현)·남양주갑(조응천)·남양주을(김한정)·남양주병(주광덕)·군포갑(김정우)·용인병(한선교)·광주갑(소병훈) 등 14곳에서 5% 안쪽으로 승부가 결정났다.
인천의 경우 13곳 중 단 3곳에서만 5% 내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중동강화옹진(안상수)·연수갑(박찬대)·부평갑(정유섭) 등이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최대 격전지는 이른바 ‘서울 삼각벨트’라 불리는 종로·동작을·광진을 지역이 될 전망이다. 보수와 진보를 오간 종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진보세’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이른바 ‘총리 대전’이 예고되면서 ‘미니 대선’이라 불린다. 종로구를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총리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황 대표가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며 추격하는 양상이다.
동작을은 ‘판사 대결’이 예고돼 있다. 이수진 전 부장판사와 판사출신 ‘4선’ 나경원 통합당 의원의 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나경원 저격카드’로 이 전 판사를 전략공천 하면서 한강벨트의 중심축인 동작을 지역을 탈환한다는 전략이다.
추미애 장관이 ‘5선’을 지낸 광진을에선 ‘문재인의 입’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서울시장’ 출신의 오세훈 전 시장이 맞대결을 펼친다.
고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의 집권 후반기에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역민에 지지를 요청했다. 오 전 시장은 이번 총선을 ‘문재인 정권 심판’으로 규정하고 문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경기 '안산' 인천 '연수을'...이광재 생환 여부도
경기도 지역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안산’이다. 20대 총선 당시 안산상록갑(전해철)을 제외한 나머지 3곳(안산상록을·안산단원갑·안산단원을)에서 모두 5% 이내에 승부가 결정됐다.
안산상록을에선 김철민 민주당 의원과 홍장표 통합당 후보의 ‘리턴 매치’가 예고돼 있다. 김 의원은 4년간 의정활동 중 지역구를 다져왔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재선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홍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당시 김영환(국민의당) 후보와 중도·보수표가 갈라져 패배한 만큼 1대 1 구도가 형성된 이번 총선에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안산단원을 ‘조국 백서’의 김남국 변호사와 ‘4선’을 노리는 박순자 의원 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예고돼 있다. 김 변호사과 박 의원은 각각 ‘패기’와 ‘경륜’을 무기로 이번 총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인천 연수을은 인천 최고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민경욱 의원과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정일영 민주당 후보, 이정미 정의당 의원 간 혼전이 예상된다.
이밖에 호남 판세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총선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전체 호남 의석 28석 중 3석만 차지하는 데 그쳤다. 대선(2017년)과 지방선거(2018년)를 거치면서 민심을 회복했지만, 민생당 변수로 인해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민생당에 속한 박지원·유성엽·황주홍 의원 등의 생환 여부도 주목된다.
충청을 중심으로한 중원 판세도 오리무중이다. 여권은 충청에 문재인 정부 참모 출신을 대거 출격시켰다. 반면 통합당은 문 정권 저격수를 전면배치시키면서 전면전을 예고했다. 강원도는 수도권과 유사하게 무당·중도층이 선거판을 지배해왔다. 이 가운데 강원도에선 원주갑에 출격한 ‘친노’ 이광재 후보의 원내 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