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잇따라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하고, 현장 점검에 나서는 등 코로나19 대응책 점검에 나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 행보를 보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시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을 점검했다. 올해 들어 여섯 번째 이 부회장의 현장 행보다. 지난 19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현장을 찾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이 부회장은 직접 국내 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해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직원을 격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다”며 “한계에 부딪혔다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의 확산과 더불어 더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이후인 지난달 20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EUV 라인을 방문했고, 지난 3일 구미사업장에 이어 지난 19일에는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았다.
최태원 회장은 위기 돌파를 위한 생존 조건을 확보하고, 근무형태 변화의 경험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아 달라고 당부했다.
전날 화상으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서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관계사들이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각사가 미증유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생존 조건을 확보하는 데도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각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한 R&C(자원과 역량) 확보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얻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최 회장은 “우리에게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DNA가 있는 만큼 희망과 패기를 갖고 맞선다면 오늘의 시련은 또 다른 성장과 성숙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사흘 연속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총 675억원 가량을 매수했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율은 2.58%, 현대모비스 지분은 0.27%로 늘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로 금융·주식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책임감 있게 기업을 끌고 가겠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라며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미래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