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공시가격 인상안이 발표된 첫 주말 강남, 마용성 일대에서는 부담을 느끼는 집주인들이 속출하며 집값 하락세가 이어졌다. 당장 급매물을 내놓진 않았지만, 매도·세금 등 상담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시세를 견인했던 고가 단지 위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대장주로 꼽히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의 지난달15일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는 14억9000만원이었다.
해당 면적 15층 매물이 지난해 10월 15억33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찍었으나, 5개월 만에 15억원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강남권도 하락세를 보이는 지역이 생겨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84㎡ 8층 매물은 지난 6일 16억원에 계약됐다. 동호수가 좋아 최고 21억원까지 거래되던 물건인데 최고가보다 5억원 낮은 16억원에 실거래 신고가 돼 정상 거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해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 걱정을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남은 웬만한 전용 84㎡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보유세가 1000만원이 넘고, 강북도 인기 지역에서는 수백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 커서 강남권과 '마·용·성' 등지에 3주택을 보유한 경우 보유세가 최대 1억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나 주택 투자에 '올인'한 직장인들 사이에는 소득으로 보유세 감당이 어렵다는 의미의 '보유세 푸어(Poo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 변동률을 보면 강남·서초·송파구만 하락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상승률이 0.08~0.09%로 비교적 높았고 마용성도 0.03~0.06% 상승했다. 9억원 미만 주택이 풍선효과로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강남을 시작으로 약세장이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반포(위)와 용산(아래) 아파트 밀집지역. 2020.3.18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