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권고도 막지 못한 주말 예배

2020-03-2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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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종교시설 보름 동안 운영 중단 권고

종교시설, 집단감염 위험 높지만 사람 몰려

교회 밖에서는 감염을 우려한 시민 항의도

 

교회 예배 강행에 발 벗고 나선 주민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정부가 종교 집회 등 밀집 행사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2일 예배를 강행한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앞에서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하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종교시설·실내체육시설·유흥시설 운영을 15일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부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전광훈(64·구속)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일 연합예배'를 열었다.

교회 측은 예배에 온 신도들의 체온을 재고 방명록을 적게 한 뒤 예배당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날 교회는 자리가 부족해 신도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교회 직원들은 신도들에게 "붙어 앉지 말고 서로 간격을 띄워서 앉으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서울시는 이날 교회 측과 합의해 시청 직원 5명과 성북구청 직원 1명을 들여보내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일부 신도들은 시청과 구청 직원들이 교회 밖에서 대기할 당시 해당 공무원들에게 "너희는 교회도 안 다니느냐, 부모도 없느냐"며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며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들어가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하고, 지켜지지 않을 경우 집회 금지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임마누엘교회도 신도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진행했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에 오신 분들을 보면 알 수 있듯 대부분 고령대라 현장 예배가 필요한 측면도 있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못 들어오게 하고, 간격도 띄우는 등 정부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도 이날 오전 현장 예배를 열었다. 교회 관계자는 "예배당에 나오고 싶은 분들을 교회에서 막을 순 없다. 입장 시 안전조치를 철저히 하고, 8명이 앉는 자리에 1~2명이 앉을 정도로 떨어져 않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을 우려한 교회 인근 주민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수궁동 주민 방역대책위원회'와 '오류1동 주민방역단' 소속 주민들은 '집단감염 한순간 차단만이 살길',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라', '무증상 감염 나도 감염될 수 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인근에서 '침묵시위'에 나섰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종교 시설과 일부 유형의 실내 체육시설(무도장·무도학원·체력단련장·체육도장), 유흥시설(콜라텍·클럽·유흥주점 등)은 운영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그동안 집단감염이 일어났거나, 사업장 특성상 감염 위험이 크다고 분류된 시설이다.

지자체는 운영 중단 권고를 받은 시설이 영업하는지, 방역 지침을 따르고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각 부처가 앞서 고지한 업종별 방역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고 영업하는 곳에 대해서는 계고장을 발부하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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